獨·佛·日, 의대증원에 집단행동 없었다…政 “醫 반대 명분 없어”
해외 사례 비교…政 “2000명 증원도 모자라” 건강보험 재정 악화 주장에도 적극 반박 나서
2025-02-21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의료계와 정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집단 사직서 제출 등 의사들이 단체행동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해외 의대 증원 사례를 공유하며 의사들의 반발은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2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학교 연구 등을 토대로 현재 국내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근거는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놓고 과도한 조치라는 주장과 관련해 독일·프랑스·일본 증원 사례를 예시로 들며 2000명을 늘리더라도 부족하다고 피력했다. 복지부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우리나라 2.1명, 독일 4.5명, 프랑스 3.2명, 일본 2.6명”이라며 “프랑스는 2000년 3850명에서 2020년 1만명으로, 일본은 2007년 7625명에서 2023년 9384명 증원하고 독일도 최근 5000명을 추가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제동이 걸린 사이 선진국들은 현실적인 확대 방안을 수립·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국내 의사 수는 오는 2035년까지 1만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전했다. 보건부는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지금 인력으로는 업무량을 감당할 수 없다”라며 “오는 2035년이 되면 입원 일수는 현재보다 45%, 외래 일수는 1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이 없다”며 “이번 2000명 증원은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토마스 슈테펜 독일 연방보건부 차관은 이기일 복지부 차관·한국 기자단과의 면담에서 “독일의 의대 정원 또한 충분치 않아 연내 5000명 이상을 증원하려고 한다”며 “독일에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본의사협회에서도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할 당시 의사 수 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다는 점에서 협회에서도 반대는 없었고, 지역 틀로 선발했던 것도 의사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의사 수 증가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의사 수가 늘어나면 진료비가 상승한다는 것은 인과관계가 없다”라며 “의사단체가 주장하는 유인수요이론 등 근거의 기본 가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건전하게 운용되고 있다”라며 “지난 4일 발표한 건강보험종합계획을 이행하더라도 향후 5년간 건강보험 적립금은 28조원을 유지할 수 있을뿐더러, 과잉 비급여와 의료남용 관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튼튼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