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21대 국회, 가장 불통 심각···국민 챙길 정당 지지해달라"
21일 교섭단체 연설서 野 비판···"탄핵·특검만 골몰" 노동·저출생·규제·국토·금융 등 '5대 민생개혁' 주장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의원 세비 확정 권한 위임 뜻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대 국회를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한 불통 국회'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4월 10일 있을 22대 총선에서 "더 나아질 국민의 삶, 더 성장하고 발전할 대한민국에 투표해 달라"며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윤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성장과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등 4년 내내 국회가 몰두해도 해결이 어려운 과제들이 쌓여 있지만 이런 과제들을 토론 테이블에 올린 일은 드물었다"며 "탄핵과 특검으로 상대에게 칼을 겨누는 데 골몰했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수시로 국회를 멈춰 세웠고, 국회 파행은 일상이 되어버렸다"며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한 불통 국회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문제는 정치"라며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화를 갈망했듯이, 더 절박한 마음으로 국가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21개월간 개혁성과를 알리면서 △노동개혁 △저출생 대책 △규제개혁 △국토개혁 △금융개혁의 5대 민생개혁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노동개혁에 대해선 "노동이 진화하지 않으면 대한민국도 진화할 수 없다. 노동시장을 더 유연화해서 기업들이 변화하는 산업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임금 체계 또한 연공서열 중심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해 일자리 만족도와 노동생산성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선 "천문학적 예산만 쏟아붓고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기존의 저출생 대책도 개혁 대상이라는 것이 여당 입장"이라며 "복합 격차가 집약된 저출생 현상은 돈을 쏟아붓는 단순한 해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노동개혁과 규제개혁, 금융개혁을 통해 국민의 소득과 자산이 늘고, 국토개혁을 통해서 전국 어디에서나 살기 편한 환경이 조성돼야 출생률도 반전의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경제성장률 반등을 위해선 한국 경제의 성장 DNA를 되살리는 규제개혁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윤 원내대표는 "경제와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제 법안은 원칙적으로 일몰 규정을 두게 하고, 주기적인 재검토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산업 분야는 국민 안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만 남겨두고 선제적으로 규제 법령을 일괄 면제하는 '규제제로박스'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각종 토지규제도 경제발전의 관점에서 최대한 재검토하고 규제 관련 부담금들은 적용 및 시행을 유예하겠다고 했다.
국토개혁과 관련해선 "오랫동안 경제활성화와 저출생 대책의 효과를 반감시켜 온 불균형발전 문제를 극복하려면 국토개혁의 관문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며 서울-경기 행정구역 개편, GTX 등 교통 인프라 확충, 지방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가업 승계 상속세 면제 등을 언급했다.
금융개혁에 대해선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월급을 받는 평범한 국민들은 자산을 늘릴 기회를 놓치고 기업들은 가치를 평가절하당해 투자 확대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 및 비과세 한도 확대,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으로 상향 등을 공약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 눈에는 국회가 '개혁 대상'이라며 국회 스스로가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승리할 시 △위성정당 난립을 부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선거구 획정 권한 중앙선관위에 위임 △독립기구에 의한 적정 국회의원 세비 확정 △국회선진화법 악용 사례 방지 △입법 품질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여야정 안보협의체 구성,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및 이태원참사특별법 재협상, 수출입은행법 개정안 통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끝으로 윤 원내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을 언급하면서 "국회가 증오의 정치를 끝내지 않는 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대 정당을 응징과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와 설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문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국민을 향해서도 "지금 공존동생의 길을 찾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이 확산돼 나라가 무너지는 참담한 지경에 이를 것"이라며 "민생회복에 간절한 의지를 가진, 정부와 협력해 국민의 삶을 챙길 수 있는 정당이 22대 국회를 이끌어야 한다"며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