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AI 반도체 경쟁 과열에 HBM '귀한 몸'
AI 열풍에 'HBM' 수요 '급증'…공급은 부족 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 양산경쟁 치열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하는 시장이 커지면서 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HBM 시장이 2023년 20억달러 규모에서 2026~2027년 HBM 시장이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HBM은 AI시대 필수 기술로 꼽히고 있다. HBM은 겹겹이 쌓인 D램 칩을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한 제품이다. HBM은 데이터 전송 통로를 여러개 구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기존 D램보다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처리 능력으로 인해 HBM은 방대하게 많은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다뤄야 하는 ‘AI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챗 GPT 등 인공지능 열풍이 거세지면서 HBM의 수요도 자연스레 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공급부족은 심화될 예정이다. 씨티그룹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HBM 공급이 2026년까지 수요 대비 공급 비율이 마이너스를 보이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다 2027년 수급 균형으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HBM 공정의 핵심인 첨단 패키징 장비 부족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BM의 몸값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치열한 양산 경쟁을 보이고 있다.
HBM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그 중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삼성전자는 2016년 업계 최초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HBM2(2세대)를 상용화했다. 지난해는 HBM3E(5세대) D램 샤인볼트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기업이다. 개발 당시엔 HBM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지만 지난해 맞이한 ‘AI 반도체 개화기’를 통해 2023년 4분기 삼성전자보다 먼저 적자 탈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세대 ‘HBM3E’를 개발하고 성능 검증을 진행했다. 양산은 올 상반기 이뤄질 전망이다. 6세대인 HBM4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HBM 수요 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올 1분기 메모리 사업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고객별로 성능을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