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패권의 힘…실리콘밸리로 향하는 K-기업

AI 열풍에 실리콘밸리 부활…美 ‘매그니피센트 7’, 中증시 추월 삼성, 실리콘밸리에 AGI 컴퓨팅 랩 신설…SK는 낸드 R&D센터 현대크래들·LG노바·포스코체인지업·한화파트너스…현지사무소 개소

2024-02-21     이상래 기자
미국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미국 실리콘밸리로 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첨단기술에 대한 미국의 패권이 강화되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코로나19 당시 위기에 직면했다. 천장부지의 부동산 가격과 높은 범죄율에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실리콘밸리를 떠나면서다. 하지만 AI 열풍이 다시금 실리콘밸리의 부활을 일으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2% 줄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텍사스 오스틴(-27%), 로스앤젤레스(-42%), 마이애미(-70%) 등이 급격히 투자가 위축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공룡기업부터부터 AI스타트업의 대표주자 오픈AI까지 AI의 자본과 인재가 실리콘밸리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실리콘밸리의 부활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기술패권은 AI 혁명을 주도하면서 전 세계에서 경쟁우위가 강해지고 있다. 전 세계 투자금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에 쏠리는 이유다. MS,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 미국의 대표 7개 빅테크기업들 ‘매그니피센트 7’의 시가총액 합계가 세계 2위 중국 증시의 전체 시총을 넘어설 정도다. 특히 AI 열풍에 올라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에 일반인공지능(AGI) 반도체 개발 조직인 ‘AGI 컴퓨팅 랩’ 조직을 신설했다. AGI는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추고 모든 상황을 학습할 수 있는 AI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핵심 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실리콘밸리에서 ‘SK하이닉스 낸드개발 아메리카(SK HNA)’를 출범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미주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에 낸드플래시 기술을 개발하는 HNA를 신설했다. HNA는 70명의 반도체 전문 개발자로 구성됐다. SK하이닉스의 낸드 R&D 조직은 AI 메모리를 집중 개발한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실리콘밸리 현지 사무소를 설립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실리콘밸리 현지 사무소 ‘현대 크래들’을 설립해 솔리드파워, 팩토리얼, 사운드하운드 등 모빌리티 중심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독립 법인 슈퍼널의 연구·개발(R&D) 시설도 실리콘밸리에 구축했다. LG그룹은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조직 ‘LG 노바’를 설립해 스타트업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실리콘밸리에 ‘체인지업그라운드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체인지업그라운드 실리콘밸리는 포스코그룹이 벤처기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해 포항·광양·서울에서 운영 중인 스타트업 공간 체인지업그라운드를 실리콘밸리로 확장한 것이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임팩트의 투자회사 ‘한화 임팩트 파트너스’와 한화비전의 이노베이션 센터가 실리콘밸리에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