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증시 괜찮은데… 돌아오지 않는 개미
국내증시 떠난 개미, 2월 이후 7조원 이상 순매도 정부의 ‘기업 밸류업’에 해외주식으로 눈길 돌려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이달 들어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발걸음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해외주식으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유가증권시장 수익률은 6.44%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익률 -5.96%에 비하면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달 17일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나오면서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7조795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엔 4조591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한달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반면 외국인은 6조7946억원, 기관은 1조1293억원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앞서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를 위해 도입한 정책으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은 오는 26일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20억3997만 달러를 순매수 결제했다. 지난해 11~12월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올해 1월 8억5464만 달러로 순매수 전환한 뒤 2월 11억8534만 달러로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증시를 떠난 개인투자자들은 해외주식과 함께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국내 증시의 박스권 행보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추종형 ETF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과 달리 ETF 시장 관심은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기존 펀드보다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ETF가 개인들의 투자 대안이 된 것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연초 급락을 딛고 2600선을 탈환하며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사실상 작년 중순 이후부터 2600선 부근에서 더 오르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 매수세는 시들해진 모습이 확인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들은 1월 중순 이후 코스피가 저점 부근에서 반등하자 차익 실현하는 형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TF 시장에 대한 관심은 증가한 것이 확인되는데, 코로나 유동성 장세 이후 투자에 관심을 두게 된 개인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자금이 증시에 유입됐고, 기존 펀드보다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한 ETF는 개인들의 훌륭한 투자대안이 됐다”며 “특히 최근에 와서는 오랜 기간 박스권 장세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금리, 해외주식 등 대안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매수자금이 ETF로 몰리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단연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은 해외, 미국 주식”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