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갈등 점입가경…'컷오프·의원평가' 놓고 내홍 폭발

국힘, 예비후보 중심으로 불공정 심사 비판 민주, 현역 하위 평가 통보 후 당 지도부 비토

2024-02-22     염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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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 공천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선 배제 대상자와 현역 하위 평가자 등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단수공천에 밀린 예비후보들이 공정성을 지적하며 이의 제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하위 10% 평가를 통보받은 현역 의원들이 결과에 반발, 탈당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에 컷오프 예외 적용과 계파 갈등까지 겹치면서 여야 공천 갈등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남 지역에서 단수공천에 밀려 경선에서 배제된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들은 무소속 연대를 거론하며 집단 반발에 나섰다.  이수원·원영섭(부산진구갑), 박진관(경남 김해을), 김경원(경북 영천시청도군), 김병규·김재경(경남 진주을) 등 예비후보들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꼼수 공천을 철회하라. 원칙 없는 불공정한 공천심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공관위가 어떠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예비후보들은 무소속 연대 결성 등 모든 가능성을 포함한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역 의원 하위 10% 평가를 놓고도 반발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여당은 하위 10% 현역 의원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컷오프 대상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특정 언론이 하위 평가자 명단을 보도한 것을 거론하며 "총선을 불과 얼마 앞두고 벌어진 이번 일은 저 개인이 아닌 아산시민에 대한 정치적 모멸 행위"라며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아 아산 및 충남지역 국민의힘 승리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공천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무소속 출마를 언급하는 의원들도 이어지고 있다. 김정현 예비후보(서울 용산구)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권영세 의원에 대한 단수공천을 결정하자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 용인병에서 컷오프된 서정숙 의원(비례대표)도 당 결정을 비판하며 무소속 출마나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여당보다 먼저 파열음이 나오면서 며칠째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현역 하위 평가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통보를 시작한 이후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인 송갑석 의원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항변하면서도 재심 신청을 하지 않고 경선에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김영주 국회 부의장은 지난 19일 공관위 불투명한 의원 평가 기준에 반기를 들고 탈당을 선언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그간 '우수 국회의원' 선정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며 "저는 이제 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 그동안 성원하고 지지해 주신 영등포갑 민주당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전했다. 

여야 모두 '시스템 공천'을 통한 공정한 심사를 약속했지만, 지역구 재배정 등 내부 반발을 불러올 여지가 남아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하위 평가 대상에 지역구 변경 의원들이 포함되지 않은 탓에 '꼼수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일부 지역구에서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 현역이 다수 제외된 '후보 적합 여론조사'가 실시된 사실이 알려지는 등 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