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반도체·UAM…사외이사에 ‘신사업’ 담는 산업계

삼성전자, ‘로봇·AI’ 육성…조혜경 AI응용학과 교수 선임 현대차는 UAM·AAM 연계…LG화학은 생명공학 전문가 포스코에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반도체 가스 육성

2025-02-22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사외이사에 미래 신사업 전문가를 적극 선임하고 있다. 로봇·반도체·인공지능(AI)·모빌리티 등 신성장 사업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포스코홀딩스, HD현대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각사의 신사업 관련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0일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올렸다. 조 교수는 대한전기학회 이사,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지낸 AI·로봇 전문가다. 조 교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사장의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AI·로봇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CES2024)’에서 “생성형 AI를 적용한 로봇과 가전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생성형AI가 탑재된 가정용 로봇 ‘볼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까지 AI, 로봇 관련 전문가를 비롯 대규모 경력직 채용도 실시한다. 현대차는 다음달 21일 주총에서 이지윤 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에 대한 사외이사 재선임에 나선다. 이 교수는 지능형 교통시스템, 자율 무인 시스템 전문가다. 도심항공교통(UAM), 미래항공교통(AAM) 등 현대차의 미래모빌리티 사업과 직결된다. 현대차는 2028년 한국·미국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미국 AAM 독립 법인 슈퍼널에 1조원 규모를 투자했다. 워싱턴DC 본부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엔지니어링 본사,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AAM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LG화학은 이현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바이오(혁신신약) 분야는 LG화학의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와 함께 3대 신성장동력 사업이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 매출 비중을 2022년 21%(6조6000억원)에서 2030년 57%(40조원)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다음달 21일 주주총회에서 박성욱 전(前)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박 전 부회장은 엔지니어출신 최고경영자로서 반도체 산업에서 R&D 전문성 및 기술혁신을 주도한 소재산업 전문가다. 현대전자 산업연구원으로 입사해 하이닉스 반도체 연구소장, SK하이닉스 연구개발·제조총괄(CTO)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공학한림원 이사장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반도체용 희귀가스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부터 고순도 희귀가스의 원재료인 크루드 네온가스를 상업 생산 중이다.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크루드 제논과 크루드 크립톤까지 생산 품목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D현대는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사외이사에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선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외교통상부 제2차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간사 등을 거친 외교안보 전문가다. HD현대는 글로벌 방산 기업 영국 밥콕과 수출을 위한 잠수함 개발을 공동 추진하는 등 방산 분야를 키우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주총 전이라 (사외이사) 후보는 미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