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정부질문 격돌…"진료 거부 안돼" vs "입틀막 尹 정권"
與 "민주, 준연동형으로 '종북세력' 국회 입성 시키려해" 野 "대통령 독일·덴마크 순방 갑작스런 순연, 굉장히 이례적"
2024-02-22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총선 전 열린 마지막 대정부질문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윤석열 대통령 '입틀막 경호' 논란 등을 놓고 격돌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반발하며 집단 휴진에 나선 의료계를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대통령실의 '입틀막 사건'을 '독재'라고 맹폭했다.
국회는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실시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반발해 집단 진료 거부에 나선 의료계를 강하게 성토하며 정부의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고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정부는 의료 진료 유지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는데 대처가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업무개시 명령은 의사들이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기 때문에 의료법에 비상조치로 규정돼 있는 것"이라며 "정원 문제가 충분히 합의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정부는 잘못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의사들을 설득해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또 "의사들이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할 수 있지만 진료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환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한 총리는 "그건 정말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료 전공의들을 비롯해 의료진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맞장구를 쳤다. 민주당이 준연동형제 유지를 결정하고 비례연합정당을 출범시켜 '종북세력'을 국회에 입성시키려고 한다는 '색깔론'도 나왔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악용해 골수 종북 좌파 세력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종북 세력이 국회의원이 돼 국방부와 국정원을 제 집처럼 드나든다면 대한민국 체제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민주당이 2014년 헌법재판소가 폭력혁명으로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 위헌 정당이라며 해산시킨 통합진보당 추종자들을 다시 국회로 불러들이는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스스로 종북 정당으로 커밍아웃하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근 윤 대통령에게 항의하다 강제로 퇴장당하는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입틀막 정권'"이라며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국회의원, R&D(연구 개발) 예산 문제를 제기하는 카이스트 졸업생, 그리고 의대 정원 문제를 얘기하는 의사들의 입을 줄줄이 계속 틀어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독재 정부다', '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는 평가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의 독일·덴마크 순방의 갑작스러운 순연도 집중 타깃이 됐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외교 순방은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국빈 방문 일주일 전에 취소 통보를 한다면 상대방이 충분히 양해할 수 있는 이유를 성실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상대 국가에서 양해할 만한 풍부한 내용으로 설명했다고 생각하나"라고 따졌다. 이에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대통령실에서 설명을 한 대로 여러 제반 상황을 고려해 국내에서 민생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는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대통령이 국빈 방문을 정해놓고 전쟁이나 그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못 가는 경우는 있지만, 민생에 대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야 순방까지 취소해야 될 상황인가"라고 재차 묻자, 김 1차관은 "국내 사정 제반을 검토해서 순방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을 했고, 상대국 측에서도 이해를 표시했다"고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한편 국회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교육‧사회‧문화 등 비경제 분야를 시작으로, 23일에는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