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70% 달성 목표에 소외된 서민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본격화...“질 나쁜 일자리만 늘어”
2015-02-1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정부가 경제 활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시장 유연화를 강력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고용률 올리기에 급급한 정책으로 오히려 서민 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정부 관계자는 13일 “그간 노동계의 반발 등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고용시장의 유연화 정책은 국내 고용시장의 수급 불일치 현상을 해소하는 등 경제 체질을 개선해 한국 경제를 재도약하게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밝혔다.시간제 근로를 통해 근로시간은 단축했으나 이에 상응하는 임금 감축은 자유롭지 않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을 보장했지만 임금 감축에는 반발하는 상황을 해결해보자는 취지다.정부는 이런 관점에서 근로자 파견 범위를 확대하고 임금피크제와 시간제일자리를 활성화하는 등의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이 같은 고용시장 유연화 정책 추진은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정책 목표인 고용률 70% 목표과 맞물려 힘을 얻고 있다.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고용률 70%를 달성하는 데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연이어 밝히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바로 선 시장경제를 만들고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자 제시된 이 같은 정책이 오히려 서민 경제를 망가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정부는 이 같은 정책 지원을 통해 기업의 고용 창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 정리해고 등을 자유롭게 하기를 원하고 있어 정부와 기업이 일자리창출과 경제활성화 사이에서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실업급여 확충이나 해고자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근로조건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김한기 경제시민실천연대 경제정책팀 팀장은 “유럽처럼 사회안전망을 통해 기본적인 생존이 보장되는 사회도 아니고 이미 고용시장의 절반이상이 비정규직인 상황에서 노동유연화 정책은 쉽게 구할 수는 있지만 생활 보장은 안 되는 나쁜 일자리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약사, 세무사 등의 업종에 대한 진입 제한을 완화하고 경쟁을 유도해 전체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전문성 저하도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정부가 지난해 시간 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시도한 시간제 일자리 교사에 대해서는 교육의 질 저하와 나쁜 일자리를 양산해 비정규직화를 고착시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성공 사례로 거론되는 네덜란드의 경우 전일제 교사와 시간제 교사의 급여 차이가 7%밖에 나지 않지만 한국의 경우 시간제 교사는 전일제 교사 대비 50%의 보수를 받게 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통의 일자리를 나눠 단순히 숫자만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님에도 정부가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연연하고 있다”며 “해당 직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시간제 직업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해당 서비스 제공자 뿐 아니라 수요자들에게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