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조성사업...그린벨트해제 난항
경기 인천 서울시등 77개 ·시민단체 반대 거세
2014-02-16 김동환 기자
[매일일보 김동환 기자] 구리시가 추진하고 있는 10조원대 초대형 프로젝트인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조성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이달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앞두고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지만 최근 구리시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경기 인천 서울시등 77개의 시민단체가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다. 외자 등 10조원을 유치해야 하지만 6년째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투자 의사를 밝힌 국내·외 투자자들마저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특히 현 시장이 민선 4∼5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으나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사업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민자 10조 투입 '초대형 프로젝트'박영순 구리시장은 민선 4기 중반인 2009년 월드디자인시티를 추진했다. 전국 최하위권 면적인 시가 자족할 방안으로 제시했다.2020년 완공을 목표로 그린벨트인 토평·교문·수택동 172만1천㎡에 10조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기초단체가 과연 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 속에 박 시장은 의욕적으로 진행했다.우선 2016년까지 2조원을 들여 기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막대한 사업비에 민간자본 유치가 필요했다.그러나 이 땅이 그린벨트라는 점이 부담돼 국내 기업이 외면하며 1차 좌초 위기를 맞았다.박 시장은 국외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미국 디자인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며 자문기구를 구성했고 미국계 섬유·유통업체가 2조원가량 투자를 약속했다.정부는 2012년 말 이 땅을 친수구역 지정 예고하며 청신호가 커졌다.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이 사업을 성패를 가늠할 사전 절차 두가지 가운데 하나가 해결되며 각종 제한사항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상수원 오염 우려" 서울시 반대이번에는 구리시와 인접한 서울시가 발목을 잡았다.사업 부지 주변에 잠실상수원보호구역과 암사·구의취수장이 있어 상수원 오염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환경영향평가에 서울시가 요구한 유동인구 수를 반영하기로 하는 등 마찰이 해결되는 듯 했다.그러나 서울시는 최근 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국토부에 제출했다.급기야 서울·경기·인천지역 77개 시민·사회단체까지 대책위원회를 구성, 반대하고 나섰다.시 내부에서도 문제가 생겼다.구리지역 한 시민단체가 "미국 자문기구 등에 문제가 있으니 검증과 심사를 해달라"는 청원서를 양해·합의각서와 함께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정부 이달중 그린벨트 해제 3차 심의…'사업 기로'월드디자인시티는 사업 부지가 그린벨트에서 해제되면 보상 등을 진행할 수 있어 본격 추진된다. 올 하반기 착공이 목표다.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1∼2차 심의에서는 의결되지 않았다.이달 중 3차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통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그러나 시 안팎의 반대로 쉽지만은 않다.이를 의식해 지난달 말에는 구리지역의 또 다른 시민단체가 '월드디자인시티 유치 확정을 위한 범시민 총궐기 대회'를 열고 그린벨트 해제를 촉구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시 역시 청원서를 낸 단체에 대해 비공개 협정으로 체결된 문서 입수 경위 등을 문제 삼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월드디자인시티는…'디자인 무역센터'가 핵심, 7조 이상 경제적 파급 전망월드디자시인시티는 호텔이나 고급 건축물에 사용되는 실내장식, 가구, 조명, 마감재 등을 주문 생산하고 유통하는 대규모 디자인 무역센터가 핵심 시설이다.이 센터에는 관련 기업 2천여 곳이 입주한다. 주변에는 디자인 학교, 외국인 거주시설, 호텔 3 곳, 주택 7천558가구 등이 들어선다.연간 180만 명이 방문하고 7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 11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을 시는 예상하고 있다.이 사업은 박 시장이 직접 지휘했다.박 시장의 5기 당선에 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게 지역의 평가다.이 때문에 박 시장이 6월 선거에서 3선에 실패하면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구리시의 한 관계자는 "이 사업의 핵심은 그린벨트 해제"라며 "국토부 심의를 7∼8차례 거치는 사례도 많은 만큼 길게 내다보고 착실히 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