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쇼' 신진서, 농심배 바둑최강전 최초 '끝내기 6연승'

중국 5명, 일본 1명 전원 꺾어...통산 16연승 금자탑

2025-02-23     이광표 기자
세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세계 최강의 프로기사 신진서(23) 9단이 바둑 국가대항전에서 새 역사를 쓰며 역전 우승을 견인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구쯔하오(25) 9단에게 249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농심배 사상 초유의 '끝내기 6연승'을 질주하며 한국의 4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신진서는 22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파죽의 16연승을 기록, 이창호 9단이 2005년 수립했던 종전 최다연승인 14연승을 뛰어넘어 새로운 금자탑을 수립했다. 단체전에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 '수호신'으로 불리는 신진서는 22회 대회에서 네 번째 주자로 나서 5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견인했었고, 23회 대회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등판해 끝내기 4연승을 달렸다. 지난해에는 최종전에 출전해 역시 구쯔하오를 꺾고 한국의 3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중국의 첫 주자 셰얼하오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는 가운데 한국은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2라운드 최종국에 긴급 투입된 신진서는 일단 셰얼하오를 완파하고 분위기를 추슬렀다. 이후 두 달여만에 재개된 3라운드에서 일본의 주장 이야마 유타 9단과 중국의 자오천위·커제·딩하오 9단을 차례로 물리치고 승부를 최종국으로 몰고 갔다. 최종국에서 만난 구쯔하오는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도 100여수 가까이 바둑을 이어갔으나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자 결국 항복을 했다. 신진서가 2005년 이창호 9단이 만들었던 '상하이 대첩'을 뛰어넘어 바둑사에 길이 남을 쾌거를 이룩한 순간이었다. 한국은 신진서의 '원맨쇼'에 힘입어 농심배에서 최근 4연패와 통산 16회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역대 농심배에서 선수층이 가장 두꺼운 중국의 출전 선수 5명을 혼자 격파한 것은 신진서가 처음이다.

한·중·일 '바둑 삼국지' 농심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다. 3연승한 선수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을 주고 이후 1승마다 1000만원씩 추가 지급한다. 6연승을 달린 신진서는 연승상금 4000만원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