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인기에 보험사들 마케팅에 활용
LIG손해보험·KB생명 등…애니메이션도 접목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새로 제작되는 영화 ‘패션왕’과 드라마 ‘여자만화 구두’가 관심을 받고 있다. 배우 ‘주원’과 아이돌 가수 ‘한승연’이 출연하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더 큰 이유는 이들 작품이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웹툰은 ‘Web(웹)’과 ‘Cartoon(만화)’을 합성한 것으로 ‘인터넷을 매개로 배포하는 만화’를 의미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소비자들은 이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웹툰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웹툰 전용 어플도 있어 더 편리하게 웹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웹툰의 시장 규모는 15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이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지난달부터 브랜드 웹툰 ‘별을 부탁해’를 연재하고 있다. 이 웹툰은 아빠만 찾는 천방지축 딸 별이와 서툰 딸바보 아빠의 일상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LIG손보는 웹툰 속 텔레비전에 ‘LIG손해보험’이라는 글자를 적거나 길을 걷는 장면에서 광고판을 등장 시키는 방식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별을 부탁해가 브랜드 웹툰인지 일반 웹툰인지 독자들이 헷갈려하기도 한다. 현재 LIG손보는 이달 말까지 연재되는 ‘별을 부탁해’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회사 브랜드 또는 상품과 연계해 캐릭터화 할지도 고려 중이다.
또 LIG손보는 별을 부탁해 외에 ‘만화로 보는 보상상식’이라는 콘텐츠를 홈페이지에 만들어 보상사례를 만화로 설명해주고 있다. 매달 고객을 대상으로 발송하는 뉴스레터에는 보상 상식 관련 웹툰 퀴즈도 싣고 있는 중이다.
KB생명도 지난해 12월 ‘평생 보장 받는 암종신보험’을 출시하면서 상품을 홍보하는 웹툰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웹툰은 다음달까지 사용될 예정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월부터 ‘모바일창구’를 오픈한 뒤 메뉴항목 중 ‘Fun 서비스’를 통해 생명보험 상식과 마케팅 관련 소식을 담은 카툰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기기 기종에 따라 ‘구글 플레이’ 또는 ‘앱 스토어’에서 메트라이프생명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스마트시대에 웹툰과 만화로 만든 설명서를 이용한 마케팅은 보험에 관한 고객의 이해를 더 높일 수 있고,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케이손해보험도 원데이보험 3종의 이용사례를 만화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출시한 상품을 고객에게 홍보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월 어린이 만화 ‘사랑을 만나요’를 내기도 했다. 가족과 친구 등 5개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캐릭터 ‘사랑이’ 형제의 생활 속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배우는 과정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전달했다”며 “특히 웹툰 전문가 ‘페리 테일(정헌재)’이 스토리 작성에 참여해 이야기의 일관성과 구성력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또 PCA생명은 지난 2012년 12월 ‘무)매직플랜 정기보험’ 상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브 안내장에 웹툰을 활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어린이 경제 교육 애니메이션 ‘차칭(CHA-CHING)’을 내놓았으며, 이 애니메이션을 경제교육과 접목해 지난 10~12일에는 서울시에 위치한 4개의 초등학교에서 ‘차칭밴드와 함께하는 매직넘버 경제교실’을 진행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5월부터 카툰을 이용해 상품안내장을 만들고 있다. 또 회사의 공식 블로그 등 SNS 채널을 통해 웹툰을 활용한 콘텐츠로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카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네비파파’ 캐릭터는 인생의 올바른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과 든든한 울타리를 형상화한 삼성화재의 모티프를 바탕으로 디자인실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라며 “이름 역시 사내 이벤트를 통해 선정했다”고 알렸다. 삼성화재의 상품안내장은 전체적인 글씨의 크기를 키웠으며 약관의 맨 앞부분에는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을 배치했다. 또 본문에 어려운 용어가 나오는 경우에는 별도의 설명을 달아 고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일일평균분할투자와 ELS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의 내용을 고객에게 쉽고 친근하게 설명하기 위해 만화를 접목시켰다. 현재 상품안내장에 만화를 포함하거나 은행과 증권사 등의 제휴사 지점에 비치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한화생명은 암보험에 대한 관심유도용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The행복한명품암보험’ 출시에 따라 ‘아기돼지 삼형제’ 만화를 패러디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제작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이패드와 카카오톡 등 배포가 용이한 신매체를 활용해 안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영상은 암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가족의 ‘지푸라기 집’과 암보장이 있다고 방심하는 가족의 ‘나무집’, The행복한명품암보험으로 설계한 가족의 ‘벽돌집’을 통해 늑대(암)를 물리치는 내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웹툰과 만화영상 등 이해도와 재미요소를 높인 형태의 마케팅 기법을 마케팅 대상이나 이슈, 브랜드 등과 잘 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A생명의 경우에는 2개월에 한 번씩 발간되는 사내보에 2페이지 분량의 보험 관련 만화를 싣고 있다. 이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는 AIA생명 소속 마스터플래너로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만화를 그려오고 있다. AIA생명 관계자는 “‘덕팔이의 보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되고 있는 이 만화는 현직 마스터플래너로 활동하고 있는 만화가의 작업이다 보니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보험의 가치를 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사내보를 통해서만 나가고 있기 때문에 AIA소속 마스터플래너와 텔레마케터들에게 배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IBK연금보험 관계자는 “당사는 웹툰을 통해 상품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면 좋을 것으로 예상되나 방카슈랑스를 통한 대면판매 비중이 높으며 창구직원이 직접 상품을 설명해 판매하므로 웹툰에 대한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