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사업 본격 도전장…2위 경쟁 격화 조짐
인텔, 1.8나노 공정 양산 시점 올해로 앞당겨…삼성·TSMC에 앞서 MS 등 고객사로부터 150억달러 규모 수주 성공 바이든 행정부 3월 인텔에 12조원 규모 보조금 지원 논의
2025-02-28 신영욱 기자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글로벌 파운드리(위탁 생산) 시장의 2위 자리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고 1.8㎚(나노미터) 공정 양산을 예고하는 등 시장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다이렉트 커넥트'를 열고 파운드리 로드맵 공개했다. 인텔의 이번 로드맵에서는 당초 내년을 목표 시점으로 했던 1.8나노 공정 양산이 올해안으로 앞당겨졌다. 또 인텔은 1.4나노 초미세 공정을 오는 2027년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최고 선두주자 대만의 TSMC는 물론 우리나라 삼성전자 역시 내년에 2나노 공정 개발을 목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텔의 초미세 공정 기술이 다소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인텔은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1.8나노 공정의 고객사로 공개했다. 구체적인 제품까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MS가 자체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마이아'의 생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텔은 MS를 비롯한 고객사에게 약 150억달러(약20조원)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팻 겔싱어 인텔 CEO는 파운드리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주액을 160억달러 규모인 만큼 2위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인텔은 미 반도체법 최대 수혜 기업으로도 꼽히기도 한다. 일례로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3월 인텔에 13조원 규모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인텔에 대한 미국의 투자와 지원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개발과 설계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제조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반도체 지배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어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IFS 다이렉트 커넥트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이 모든 칩을 만들 수는 없지만 AI 시대 필수적인 첨단 칩은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오픈AI, 메타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자금 모집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만큼 제품 생산을 담당할 파운드리 파트너를 찾게 되는 것 역시 당연한 수순이 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국적 기업인 인텔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긴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TSMC 추격하기 바쁜 와중에 오히려 인텔에게 뒤를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기술은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물론 전력 효율까지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자산 회사 Arm 시스템온칩(SoC) 설계 자산을 GAA공정에 최적화해 기술 경쟁력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Arm은 향후 AI 칩렛 솔루션, 차세대 데이터 센트 등 생성형 AI 시대를 겨냥한 제품으로 협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