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나란히 위성정당 창당···준연동형 비례제서 누가 웃나
위성정당 지지율서 與 우세···"지역구-비례 교차 투표 가능성"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 방식으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면서 여야의 위성정당 창당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에 따라 준연동형제가 유지되는 모양새지만, 실제 비례대표 선거에서 여야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이미 지난주 출범했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가칭)'도 내달 초 창당한다. 앞서 국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위성정당 난립을 문제 삼으며 비례대표 선출방법 개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준연동형제 유지로 결정되면서 위성정당을 비판했던 이들도 의석 확보를 위해 속속 위성정당 창당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지난 23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 사무처 출신인 조혜정 정책국장과 정우창 정책국 부장을 각각 당대표와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이는 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례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이 당시 4선 중진 한선교 의원을 대표로 선출했다가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을 만든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미래는 국민의힘이 지향하는 바이다. 사실상 다른 말이 아니다"라며 두 정당이 '한 식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은 지난 21일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가칭)' 창당에 합의했다. 세 정당은 다음달 3일 창당대회를 열고 비례연합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을 다음달 3일 공동 창당한다.
구체적인 합의내용으로는 소수 정당과 시민사회는 비례후보 10명을 추천하기로 했다. 진보당과 새진보연합이 각각 3명씩 총 6명을 추천한다. 시민사회 인사들이 모인 연합정치시민회의는 '국민후보' 공모와 심사 절차를 밟아 4명을 추천한다. 비례 후보 명부는 30번까지 작성한다. 민주당이 소수정당·시민사회 몫을 뺀 나머지 20명 후보를 추천한다.
민주당 주도로 준연동형제가 유지되는 그림이 그려졌지만, 이번 총선에서 여야 중 어느 쪽이 더 큰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최근 공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야권 연합 비례정당보다 국민의미래가 더 많은 비례표를 얻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7.0%, 표폰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응답자 중 '국민의힘이 만드는 비례정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33%로 '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에 투표하겠다(25%)는 응답을 상회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7~18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ARS 조사, 응답률 7.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국민의미래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0.3%로, '비례연합정당에 투표하겠다'(29.6%)는 답변을 앞질렀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공천과 관련한 잡음으로 민주당이 상당한 위기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금씩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지역구에서는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찍어도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국민의미래를 찍는 유권자도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