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의정 갈등에 ‘숟가락’… 국민 분열 심화 우려
정부, 3000명 증원 계획 2000명으로 줄여 강경대응 지속 야권 ‘속도론’ 주장까지 나와…의료대란 국민 불안감 가중
2024-02-26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의료파동에 대한 국민 질타가 거세지마, 이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정치권 움직임이 관측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의료대란을 정치권 표심 공략에 이용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정부와 의사의 갈등이 정치적인 ‘쇼’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의료계 파업을 중단하기 위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반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강경대응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의정갈등은 연일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현재 필요한 의사 숫자보다 적은 수치라고 주장한다. 당초 3000명이 필요했지만, 충격 완화를 위해 2000명이라는 숫자를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현재 추계한 2000명 자체에 대해서는 계속 필요한 인원으로 생각한다”며 “원래 필요한 충원 규모는 3000명 내외이지만, 정부는 여러 요건을 고려해서 2000명 정도로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는 속도론을 꺼내들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료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적정 증원 규모는 400~500명 선”이라며 “파업 그 이상을 해도 의대정원 확대는 피할수 없고, 의사 파업은 국민의 관점에서 용인하기 어렵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정부가 일부러 2000명 (의대) 증원을 들이밀며 (의사들의) 파업을 유도한 뒤 애초 목표인 500명 전후로 타협하는 정치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시중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의료계와 국민의 피해를 담보로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최악의 국정농단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도 민주당 인천시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정치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수용 가능한 적정한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면서 “원만하게 사태를 신속하게 수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주장 배경에는 음모론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료계의 파업을 유도한 뒤, 총선 전 시기에 맞춰 의료계와 협상 격차를 메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총선 전 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의료계의 파업을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국민들의 건강‧안전을 총선용 카드로 활용한다는 의미다. 정치권의 움직임은 국민 분열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총선을 앞두고 지지세력의 행보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정치권의 주장에 근거해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의료대란으로 국민들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의 주장은 표심을 노리고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김 씨(33)는 “아버지의 통원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본질부터 챙겨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