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 전무'·野 '친명 횡재'···양당 '공천 리더십' 나란히 도마
'쌍특검 재표결' 앞둔 與, 현역 불만 최소화 방점 野, 이재명 리더십 균열 조짐···지도부 일각 반발
2025-02-2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이 불과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야의 '공천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쇄신과는 거리가 먼 현역 위주의 공천 작업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은 철저히 배제하면서 친명계는 대거 단수공천하는 방식으로 비판받고 있다. 여야 모두 '시스템 공천'을 주장하면서도 각자의 입맛에 맞는 공천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 작업은 막바지를 향하고 있지만, 당초 공천 배제(컷오프)하겠다고 했던 '교체지수 하위 10%' 의원 명단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컷오프 된 여당 지역구 현역 의원은 0명이어서 '쇄신 공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25일 발표한 1차 경선 결과에 따르면 충북 청주상당에서는 5선 정우택 의원이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을, 충주에서는 이종배 의원(3선)이 이동석 전 대통령 행정관을,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는 박덕흠 의원(3선)이 박세복 전 영동군수를 꺾었다. 이들 의원은 모두 중진 감점 대상이 됐지만 승리를 거뒀다. 초선인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 등도 경선을 통과했다. 공관위는 이날 '강릉 4선' 권성동 의원을 같은 지역구에 단수공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역 의원이 아닌 국민의힘 총선 출마자들 사이에선 '지역구 현역 불패' 기조가 너무 강하다는 볼멘소리가 많다. 당 지도부와 공관위에서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새 인물의 국회 입성을 돕는 유의미한 조치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여당의 한 총선 출마자는 "공천이 현역 잔치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9일 '쌍특검 재표결'(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을 앞둔 상황에서 당내 이탈표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관위가 현역의 경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고육지책을 썼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영남권 현역 중 단수 및 우선추천, 경선 등이 결정되지 않은 지역구도 9곳이나 돼 쌍특검 재표결 이후 '텃밭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박용진·송갑석·김한정·설훈 의원 등 비명계가 대거 평가 하위 20%에 포함되며 경선 과정에서 큰 감점을 받은 것과 달리, 정청래·김영진·장경태·김용민 등 친명계 핵심 의원들은 손쉽게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공천 파동'은 절정을 향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원내 일각은 물론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등 당 원로들이 이재명 대표에게 불공정 공천 논란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심야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에서 비명계가 불이익을 받는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은 1년 전에 확정한 특별당규에 의해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이재명 리더십'의 균열은 이미 외부에서 관측 가능한 수준이다. 홍 원내대표는 심야 최고위에서 강원도당위원장직을 뒤로 하고 비명계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선거에 뛰어든 김우영 위원장의 경선 참여가 확정된 데 대해 지도부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친명계의 '비명횡사' 공천 기조에 변화가 없을 시 최고위에 계속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공천 내홍이 극심한데 이 대표가 별다른 조치가 없는 것에 많은 의원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과반인) 151석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닌 '자기 사람 심기'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