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증시 고공행진에 반도체株에 올라탄 일학개미

이달 순매수 1위 도쿄일렉트론, 57억원어치 순매수 지난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반도체 기업 2개

2024-02-26     최재원 기자
일본주가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 중인 일본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가장 많이 사들인 일본 종목 10개 중 절반이 반도체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순매수한 일본 종목은 반도체 장비 기업인 도쿄일렉트론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도쿄일렉트론을 이달 들어 57억3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순매수액(4억4000만원)의 13배 수준으로 순매수 순위도 한 달 사이 26위에서 1위로 껑충 뛰었다.

2위와 3위는 카메라 기업 캐논과 로봇 기업인 화낙이 차지했으며 순매수액은 각각 30억5000만원, 23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4위와 5위에는 반도체 기업인 어드반테스트(18억5000만원)와 도와(18억1000만원)가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이토추상사‧레이져테크‧도쿄오카공업‧야스카와전기‧스노우피크 등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담은 종목과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게임 기업인 넥슨으로 총 37억1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소시오넥스트‧코마츠‧더블유스코프‧스노우피크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반도체 기업은 2개 수준이었으며 이차전지‧자동차‧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이 포진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기록해 미국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산재한 가운데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미중 갈등 속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일본이 투자 대안 국가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반도체 장비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일본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 등에 일본 반도체 종목을 많이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와 정부의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노력 등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이어왔다.

작년 1년간 닛케이225지수는 28%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선 지난 22일까지 두 달도 안 돼 17%가 올랐다. 특히 최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일본 반도체 기업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본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분위기다.

지난 22일 엔비디아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시간외거래에서 8% 이상 급등했다. 같은 날 일본 증시에서는 도쿄일렉트론(5.9%), 어드반테스트(7.5%), 도와(13.0%) 등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올랐다. 이에 힘입어 닛케이225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해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