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밸류업 성공하려면 日처럼 중장기 방향 나와야”
자본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지배구조 개선 노력 필요” 정은보 이사장 “거래소, 밸류업 지원...중장기적 시각서 추진”
2024-02-26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며 이사회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6일 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한국 증시가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 낮을 이유로 △상장 기업의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환원 △기업 지배구조 개선 부재 등을 들었다. 이 실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경증권거래소는 최근 기업들이 단기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중장기에 걸쳐 기업 상황에 맞는 다양한 수익 지표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단순히 PBR, ROE 지표만 고집하기보다 기업에 적합한 다양한 투자 지표, 수익 지표를 고려해 중장기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일본 기업 아지노모토를 공시 우수 사례로 꼽으며 “단순히 PBR, ROE 지표에만 집중하지 않고 기업 상황에 맞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투하자본이익률(ROIC) 개선에 집중해 단기가 아닌 2030년까지 장기 이익을 발표한 점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 “일본 공적 연금과 일본 중앙은행이 거버넌스 개혁에 동참해 국내 주식 보유를 큰 폭으로 확대하면서 일본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며 “한국도 이를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사회 책임 강화와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확대 등을 강조했다. 일본 외 주요국 사례를 근거로 들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최근 5개년 회계연도의 임원 성과의 보수와 재무성과와의 관련성을 공시하도록 요구하며, 고의로 재무제표 조작 시 기존에 지급한 임원 성과 보수를 환수하도록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상장사가 이사회 및 최고 경영자에게 지급한 보수의 정확한 내역을 연차 보고서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9년으로 제한했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패널토론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 있는 이사회가 직접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며 “등기 임원 및 경영진의 보수가 이와 같은 기업 가치 개선 성과와 연계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우리 증시도 일본처럼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더해진다면 2021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코리아프리미엄을 인정받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거래소는 이번 밸류업 지원 방안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 시각에서 지속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