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블로그 이용한 ‘성매매 프리랜서’ 등장
무점포, 무자본 ‘클릭 한번이면 OK!’
2010-10-23 김영민 프리랜서
이제는 성매매도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애인대행서비스나 기타 성 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아닌 개인 블로그를 통한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블로그 이용자들은 직접 호객행위를 하지 않고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또 대부분이 성매매를 전문으로 해온 집창촌 출신 여성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인 블로그를 이용하는 이들은 경찰의 성매매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개인 블로그를 이용, 성업 중인 전직 여종업원을 어렵게 만나 그 실태를 들어봤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상의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성매매를 하고 있는 나영미(26)씨. 나씨는 얼마 전까지 청량리 집창촌에서 윤락행위를 하던 여종업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개인 블로그를 통해 ‘손님’을 모집한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청량리로 출근하는 일이 없어졌으니 말 그대로 프리랜서가 됐다.메신저와 이메일로 영업
나씨는 일도 수입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한다. 마구잡이식으로 윤락을 했던 예전과는 달리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고를 수 있다는 선택권이 생겨 일에 대한 거부감도 훨씬 덜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예전보다 나아진 점이다. 나씨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 영업이 성업 중이라고 한다. 방문자 수도 상당하다. 때문에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도 많다. 블로그를 다녀간 흔적을 따라 남겨진 기록들을 보고 다시 접속해 상대방의 프로필을 확인하면 된다는 것.‘여대생’ 한마디에 껌벅 죽는 남성들
나씨에 따르면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대가성 관계를 원하는 메일들이 수도 없이 들어온다. 그 중에는 어린 초등학생들도 있다고 한다.나씨는 “많은 집창촌 출신 여성들이 이렇게 영업을 한다. 채팅은 이제 진부하다고 생각한다”며 “채팅을 통해 즉석미팅을 하게 되면 위험요소가 많다. 괜히 당하고 돈도 못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히려 블로그를 이용해 개인 프로필을 확인하고 만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들 블로그는 대문(메인화면)이 없이 곧바로 게시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사진 속 인물이 수려해야 관심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엔 사진을 수정하는 기능이 좋아져서 그런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대학생이라고 하면 남자들은 무조건 OK다. 또 나씨는 여대생들도 블로그를 통해 영업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나씨는 “요즘 잘나간다는 여대생들은 강남 물 좋은 업소에 출입하지 않는가. 다만 우리들이 남성들을 만날 때 여대생이라고 속이면 무조건 좋아한다”며 “관계비도 두 배로 뛴다. 그래서 몇몇 친구들은 대학생 신분증 위조해서 갖고 다니기도 한다.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실제로 위조해 주는 곳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고, 또 돈만 주면 다 만들어서 보내준다”고 말했다. 성매매 집중 단속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한 은밀한 만남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집창촌은 쇠퇴하고 있지만 음지에서는 여전히 경찰의 눈을 피해 성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그러나 사회 일각에선 전직 여종업원들의 개인 블로그 영업행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매춘 행각이 우선 불법인데다, 개인적이고 비밀리에 이뤄져 법의 사각지대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피해상담소 한 관계자는 “이들은 비밀리에 각자 영업을 하기 때문에 성범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성매매를 통한 윤락행위가 이뤄졌을 때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성범죄 무방비 노출 우려
경찰의 단속을 피해 영업을 하려다 보니 온라인을 이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 대부분 현장에서 맨투맨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하거나, 소위 물 좋은 곳에서 ‘낚시’를 즐겨 왔지만 최근엔 그 방식이 점점 ‘사이버화’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