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물論]⑫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70주년 맞은 KG그룹…'곽재선 매직' 모빌리티에 침투 KG모빌리티, 그룹 편입 1년만에 역대 최대 매출 기록 곽회장, 미래준비‧소통‧신뢰로 직원 사기진작 '소통경영'
2025-02-27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곽재선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회장이 또 한 번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기업을 단시간에 흑자로 만드는 '곽재선 매직'이 통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KG모빌리티는 지난해 KG 가족사 편입 1년여 만에 역대 최대 매출(3조7800억원)을 거머쥐며 16년 만에 순수 영업실적만으로 흑자를 냈다.
곽재선 회장의 족적은 지난 70년간 무에서 유를 창출하고 새로운 자동차 시장을 개척해 낸 KG모빌리티의 역사와 묘하게 겹친다. 1959년생인 곽 회장은 상고를 나와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곽 회장은 무(無)에서 시작해 경영난에 처한 기업을 수차례 인수합병(M&A), 성공적으로 회생시키며 KG를 재계 순위 50대그룹 반열에 올린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에 재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소명 의식과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이 같은 행보를 든든히 보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KG모빌리티가 창립 70주년을 맞은 2024년부터 '코리아 넘버원 e-모빌리티 브랜드(Korea No.1 e-Mobility Brand)' 달성을 향해 힘찬 질주를 이어나간다는 포부다. 곽 회장은 이를 위해 수출 확대와 전기차 전환에 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력 시장인 유럽은 물론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등 글로벌 시장에 맞춤형 신제품과 전략적 마케팅으로 큰 폭의 성장을 견인, '10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더불어 평택공장 조립 2‧3라인 통합공사를 마무리하고 라인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등 생산 효율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기존 차량의 다양한 상품성 개선 모델과 전동화 야심작 '토레스 EVX'가 성공적으로 출시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KG모빌리티의 발 빠른 변화를 이끈 곽 회장의 경영 키워드로 '소통'과 '신뢰'를 빼놓을 수 없다. 실제 곽 회장은 다양한 현장에서 여러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등 '스킨십 경영'으로 재계 이목을 끌고 있다. 매주 본부장 회의도 직접 주관하며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는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비전 구체화로 이어지며 KG그룹에 대한 신뢰 구축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2022년 9월 KG모빌리티 회장에 취임한 그는 "그동안의 많은 어려움은 직원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여건과 리더십 부재 때문이고 새로운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솔선수범하겠다"고 언급, 초반부터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했다. 곽 회장이 이끄는 변화의 물결은 2022년 추석 연휴 첫날 평택공장의 분위기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통 중 하나인 명절 전 공장 정문 앞에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코로나19 이후 다시 등장했고, 퇴근길 직원들 손에는 KG그룹이 선물한 한우세트가 들려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는 임직원들에게 선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희망과 꿈을 갖게 하는 초석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자동차 생산차질이 빚어졌을 때 곽 회장이 직접 반도체 업체를 찾아가 긴급하게 반도체를 수혈해오면서 회사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기도 했다. 이제 곽 회장의 시선은 KG모빌리티의 '새로운 100년'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2022년 7월 대박 상품의 시작을 알린 '토레스' 출시 행사부터 공식 행보를 함께한 이후 전동화와 동시에 전기버스, 특장차, 인증중고차 등 신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곽 회장의 바람대로 KG모빌리티를 이익도 내면서 고객 가치 창출에 이바지하는 기업, 세계적인 존경과 사랑을 받는 자동차 기업으로 변모시킬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