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對아세안5 수출 중간재 쏠려… 소비재 늘려야"
"중간재 중심 중국 수출, 한계에 이를 수 있어"
2024-02-27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대(對)아세안 지역 수출이 중간재에 편중된 현재의 상황에서 소비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대아세안 수출 특징과 전망’ 보고서에서 “대아세안 수출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생산기지 활용 측면에서 우리 주력 중간재의 질적 고도화에 힘쓰고, 아세안 인구·소비시장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양질의 소비재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아세안5(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수출에서 2023년 반도체의 비중은 20% 이상, 석유제품·화학공업제품 등 다른 중간재도 60% 이상 차지한 반면 식품·의복 등 소비재는 5% 수준에 불과하다. 국가별 비중에서는 베트남(60%)이 절대적이다. 이런 대아세안 수출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최근 대중국 수출과 마찬가지로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경고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금까지 중국을 ‘생산기지’로만 활용해 중간재 중심의 수출에만 주력하고 중국 내수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2010년대 이후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고 내수 중심 성장을 도모하자 결국 대중국 수출이 크게 줄고 있다. 한은은 “아세안5 수입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2017년 이후 다소 하락했고, 우리 기업이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 우위를 보이는 고위 기술 중간재의 점유율도 정체 상태”라며 “중국이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아세안5 지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확대하고, 미국의 무역규제를 피하려고 베트남 등을 통한 우회 수출을 늘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대아세안5 수출 품목을 소비재로 다변화해 인구가 많은 아세안5의 소비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관해 한은은 “최근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배터리 공장 착공 등을 통해 현지생산과 역내 판매 증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공장 준공, 차량용반도체 공장 건설 등 아세안 지역의 풍부한 소비시장을 겨냥한 투자도 늘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아세안의 인구 및 소비 시장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양질의 소비재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