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컷오프'·고민정 '사퇴'…'비명횡사' 민주당 공천 갈등 폭발
의원 탈당 이어져…박영순, 이낙연 신당 합류 홍익표 "'하위 20%' 평가 내용 비공개 유감"
2025-02-27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총선 후보자 공천을 놓고 극심한 불화를 빚고 있다.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에 해당하는 현역의원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해당 의원들은 평가의 불투명성에 반발하며 연이어 탈당 중이다. 특히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비명(비이재명)계 위주의 컷오프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지며 갈등이 쉬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민주당 공관위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하던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우선추천)했다. 공관위는 임 전 비서실장에게 컷오프 수용 또는 민주당의 열세 지역인 송파갑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민주당 공천이 '친명횡재·비명횡사(친이재명계는 살고 비이재명계는 죽는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공정' 논란이 심화된 상황에서 대표적 친문 인사인 임 전 비서실장의 컷오프는 민주당 내홍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의 탈당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현 '하위 20%' 통보가 '당 대표 포상' 여부 등을 채점하는 도덕성 부문 저성과자에게 집중되며 사실상 '비명계 찍어내기'라고 주장한다. 박영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이 됐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신당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탈당을 발표한 김영주·이수진 의원에 이어 공천 갈등으로 인한 세번째 탈당이다. 5선의 설훈 의사도 탈당을 고심 중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하위 20% 평가자의 자료 열람을 요구했지만, 임 위원장은 공개 조치가 '당규 위반'이라며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헌·당규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임 위원장의 조처는)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절차 자체도 매우 거칠고 투박했다. 이 문제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다시 듣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경선 여론조사 수행업체 '리서치DNA' 관련 문제도 언급했다.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지난 2013년 성남시 시민 만족도 조사 용역을 수행했던 리서치DNA는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수행업체 선정이 끝난 뒤에 추가로 포함돼며 불공정 의혹을 샀다. 이에 민주당은 최근 리서치DNA를 경선 조사 업무에서 제외시켰지만, 이미 해당 업체를 통해 경선을 치러 패배한 김수흥·이형석·조오섭 의원 등은 경선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리서치DNA는) 더 이상 당의 여론조사나 경선 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결정했다"며 "여론조사 (불공정성) 문제 관련해서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설명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점차 고조되는 공천 갈등에 친명 의원으로 꼽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를 선언했다. 고 최고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에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공천 갈등과 (총선) 무전략에 대한 비판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했다"면서 "(공천) 정성에 문제 제기가 되고 있고, 총선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우리 진영 안에서도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를 지도부가 책임감을 갖고 갈등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위기가 국회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국민들에게 절망으로 이어질까 그것이 두렵다"며 "하루하루를 참고 견뎌내고 있는 이들에게 민주당은 유능한 정당의 모습으로 버팀목이 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