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희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김건희 특검 '尹 거부권' 등 여야 공방

27일 인청특위 '재판 지연' 등 법조계 현안 집중 질의 野 '김 여사 명품백 영상' 재생하자 與 "정치적 공격"

2024-02-27     염재인 기자
신숙희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가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고 적격성 등을 집중 질의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인청특위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최근 현안과 후보 적격성 등을 집중 질의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신 후보자에게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거론하면서 "명백한 이해 충돌에 해당하는 것이다.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물었다.

신 후보자는 "그 부분은 정치권에서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법부 대법관 후보자로서 의견을 물어보시는 거라면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강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다시 재발의될 것이고 그러면 대법원에서도 관련된 사안 처리를 해야 될 것"이라며 "대통령 거부권이 제약 없이 행사되도록 하는 현실이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신 후보자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취지에 맞춰서 행사돼야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은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우리나라 대통령 배우자가 고가의 명품백을 선물받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며 해당 영상을 틀었다. 그는 김 여사가 '남북문제에 나서겠다'고 언급하는 장면을 거론하며 "대통령 배우자가 남북문제에 대해서 개입할 권한이 있나"라고 후보자에게 물은 뒤 "명백하게 헌법 위반이다. 국정농단이고 국정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김 여사 관련 질의를 이어가자 여당은 반발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유세장에 왔냐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적 이슈로 들어와서 인사청문회 파행을 유도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같은 당 정희용 의원은 이 대표 배우자 김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지적하며 맞대응했다. 정 의원은 "단체장 했던 분이 법인카드로 과일 1000만원치 사고, 초밥 사 먹고, (일제) 샴푸 사고, 부인이 재판 출석하고 이런 문제를 (거론)해서 청문회를 하면 되냐. 정책적 검증을 하는 데 집중하면 좋겠다"고 역공하기도 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재판 지연 등 최근 현안도 언급됐다. 신 후보자는 '재판 지연' 문제와 관련해 "법관 수 부족을 인정해야 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00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그 이상 늘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예산사정을 고려하면 한꺼번에 늘리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성별, 나이, 경력 등 구성의 다양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여성 대법관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제 생각이고, 대다수 여성의 생각이리라 믿는다"고 대답했다. '여성 할당제'에 대해서는 "병역 의무를 부담하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다투시는 분들에게 설득력 있는 해소책을 마련해 드린 후에 전체적으로 전반적으로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