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금융형제들 ‘태평로 결집’

형제간 시너지 효과 ‘빵빵’ 터질까

2009-10-23     류세나 기자

화재·카드 등 옛 삼성본관으로 이전…12월엔 증권∙투신운용도
최첨단 IT기술 도입으로 사무공간 활용 및 업무효율성 높여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롯데, 한화, SK, 태광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금융투자산업을 미래 핵심 성장산업으로 정하고 물밑 M&A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서울 중구 태평로 옛 삼성본관 건물(삼성빌딩)로 속속 결집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화재, 생명, 카드에 이어 오는 12월 증권과 투신운용의 삼성빌딩 이전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삼성그룹은 ‘좌(左) 화재, 중(中) 카드·증권·투신운용, 우(右) 생명’으로 이어지는 삼성금융타운을 완성하게 된다.

옛 삼성본관인 서울 태평로의 ‘삼성빌딩’은 그룹의 핵심축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버팀목이 돼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길지’로 알려져 있어 삼성맨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곳이다.

증권∙투신운용 등 막바지 이주 준비로 분주

이런 옛 삼성본관에 지난 12일 삼성카드가 입주를 마쳤다. 오는 12월에는 증권과 투신운용도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태평로 금융허브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이날 삼성빌딩으로의 입주를 마치고 이 건물 20~27층에서 새롭게 업무를 시작했다. 콜센터 직원들을 제외한 1,300여명의 임직원들은 모두 새로운 둥지로 옮겨 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현재의 서울 종로2가 본사에서 태평로 삼성빌딩으로의 이전 시기를 12월 초로 확정했다. 증권측은 2층에 영업점을 두고 8~16층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에 홀로 떨어져있던 삼성투신운용 역시 12월 내에 삼성빌딩으로 옮긴다.

이 같은 이주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게 되면 삼성빌딩의 왼쪽인 을지로 1가에는 삼성화재 본사가, 오른쪽인 숭례문 근처에는 삼성생명이, 나머지 금융계열사들은 삼성빌딩 내에 자리 잡게 된다. 말 그대로 ‘삼성 금융타운’을 이루게 되는 것.

금융업계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한 곳에 집중된 만큼 이들 계열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금융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태평로 금융허브 구축을 위해 전자 등 그룹의 제조업 계열사들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이전한 후, 삼성빌딩에 대한 전면적인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내부에 무선랜 환경을 구축하고 기존의 사무실 전화도 인터넷 전화로 모두 교체하는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 업무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삼성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삼성측은 효율적인 회의문화 정착을 위해 빌딩 내 회의실을 한 개 층에 통합했다. 회의 예약 시스템을 통해 회의시간과 공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 또 회의실에서의 기록 내용을 자동으로 컴퓨터 텍스트화 해주는 판서시스템을 도입해 회의 효율성을 높였다. 실내 카페테리아, 사내 도서관 등 직원들을 위한 복지공간도 마련됐다.

삼성빌딩, 풍수지리∙건물가격도 ‘최고’

이와 관련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생명, 화재, 카드, 증권 등 그룹 금융계열사들이 한 곳으로 모이게 되면서 그룹 금융사간 얻게 되는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빌딩은 창업주인 故이병철 회장이 직접 집무를 봤던 곳으로, 풍수지리상으로도 손꼽히는 명당이다. 재벌닷컴이 지난해 말 기준 자산순위 국내 20대 그룹 본사사옥의 토지와 건물가격을 조사한 결과 삼성빌딩의 가격은 약 2조5천억원으로 조사대상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