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동' 민주, 의총서 격론···설훈은 '고별사'로 탈당 시사
2024-02-27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극심한 공천 파동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였다. 민주당 공천 갈등은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대표되는데, 비이재명(비명)계 일각은 이날 의총에서 고수위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평가 하위 10%를 통보받은 설훈 의원은 의총에서 '고별사'를 했다며 탈당을 예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선거구 획정 문제도 의총 안건으로 올랐으나, 핵심 안건은 역시 당을 둘러싼 극심한 공천 갈등이었다. 민주당은 최근 친명계 의원은 단수공천 받은 반면, 이재명 대표에게 쓴소리를 했던 의원들은 평가 하위 20%에 대거 포함되면서 '불공정 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하위 20%에 든 의원들은 경선 과정에서 20~30%의 페널티를 받는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비교적 자유로운 몸인 오영환 의원은 어두운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오 의원은 "(홍영표 의원이) 강력하게 발언했다"며 "(홍 의원이) '총선 목표가 뭔지 모르겠다. 윤석열 정부 심판인지 이재명 대표 사당을 위한 준비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발언을 들은 이 대표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설훈 의원은 의총 도중 나와 "(의총에서) 고별사를 했다"면서 "내일 아침 (관련 얘기를) 전하겠다"며 탈당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에 대해 오영환 의원은 "설 의원이 다시 한번 지난 몇 달 동안 한 말을 반복하며 '오늘로 당을 떠나지만 마지막 충정에서 말한다'고 고별사를 했다"고 밝혔다. 의총 중간 자리를 빠져나온 박광온·도종환·김용민·이수진(비례)·김상희 의원 등이 '공천 파동'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았으나 무거운 표정과 함께 대체로 함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의견을 주셨는데 당무에 많이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