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안민석·변재일 등 중진 또 컷오프…민주당 공천 갈등 '확산일로'
기동민도 컷오프···곽상언·윤호중 단수공천 안민석 '반발', 홍영표 '탈당 시사'···민주당 격랑 속으로
2024-02-2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극심한 공천 갈등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선 중진 포함 현역 의원 지역구를 대거 전략선거구로 선정했다. 친문재인(친문)계 좌장 격인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는 물론, 이재명 대표 지키기에 앞장섰던 안민석 의원의 지역구도 전략선거구로 지정됐다. 일부 의원은 즉각 반발하며 공천 갈등 확산이 우려된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9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전략선거구 선정 소식도 전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추가로 6개 지역을 전략선거구로 의결해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이관했다고 밝혔는데, 서울 성북을과 인천 부평을, 경기 오산시, 경기 용인갑, 청주 서원구, 청주 청원구가 대상이 됐다. 성북을은 재선의 기동민(재선) 의원이, 부평을은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4선)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서원구에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친문계로 알려진 이장섭(초선) 의원이 있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설명되는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서 친명계로 꼽히는 변재일(5선·청원구) 의원과 안민석(5선·오산시) 의원의 지역구가 전략선거구에 포함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당내 공천 파동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친명 중진'을 사실상 공천 배제(컷오프)시켜 균형을 맞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선거구로 선정된 데 대해 즉각 반발했다. 안민석 의원은 공관위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산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저는 내일 선거를 하더라도 오산에서 압승할 자신이 있다"며 "친명이라는 이유로 도리어 저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선 없이 오산에서 내리꽂기 전략공천을 시도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의원은 공관위의 전략선거구 발표 전 언론에 출연해 불공정한 공천이 이뤄질 경우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정상적이라고 보이면 (탈당 등) 선택지가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홍 의원의 지역구가 전략선거구로 지정됨에 따라 그의 탈당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공관위는 전략선거구 선정이 곧 현역 의원 컷오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임혁백 위원장은 "본선 경쟁력 제고를 위해 (몇몇 지역구를) 전략공관위로 이관한 것"이라며 "전략공관위에서 경선을 할 수 있고, 이 지역의 현역 의원들도 다시 경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임 위원장은 전략공관위 이관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도덕성 문제라든지, 본선 경쟁력을 감안한 결과"라고 했다. 사실상 공관위에서는 공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기동민 의원은 컷오프됐는데, 라임 금품수수 재판으로 재판을 받는 이수진(비례) 의원의 경우 공관위가 경선 후보자로 지정한 전례가 있어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단수공천지 5곳과 2인 경선지 4곳도 추가로 공개했다. 서울 종로에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전 지역위원장이 단수공천 되며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서울 송파갑에는 조재희 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경기 구리에는 윤호중 의원이, 김포을에는 박상혁 의원이 본선에 직행했다.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에는 김도균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공천장을 받았다. 서울 중·성동을은 박성준 의원과 정호준 전 의원이 2인 경선을 치른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에는 유정배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과 전성 전 지역위원장이 맞붙는다. 전남 목포에선 김원이 의원과 배종호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결한다.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에선 김승남 의원과 문금주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가 경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