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컷오프 재고", 이재명 "새 사람에 기회"…민주당 '공천 파동' 절정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 이길 수 있나" '비명계' 설훈 탈당…"연산군처럼 의사 결정" 이재명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 필요"

2025-02-28     문장원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하다 컷오프(공천 배제) 된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8일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한다"며 자신의 컷오프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자신의 최종 거취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의 답변을 들은 뒤 정하겠다고 했지만, 컷오프 결정이 번복되지 않을 경우 탈당까지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친이낙연계 5선 중진인 설훈 의원이 탈당하고, 친문재인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도 탈당을 시사한 만큼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사이 공천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에 정중하고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며 "서울 중성동갑에 대한 전략공관위원회의 추천 의결을 재고해달라"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준비했던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임 전 실장은 "며칠이고 모여 앉아 격론을 벌여달라"며 "단결과 통합을 복원하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와 최고위에 묻고 싶다.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나"라며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재명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건가"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공천 문제는 그간 당내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의 화약고였다. 친명계는 임 전 실장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과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며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고, 비명계가 여기에 반발하며 계파 갈등으로 번져나갔다. 이후 임 전 실장이 컷오프되면서 비명계인 고민정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여기에 설훈 의원이 이날 이 대표를 조선시대 폭군인 '연산군'에 비유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설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고 있다"며 "(자신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또 "이 대표에게 정치와 민주당은 자기 자신의 방탄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고통받는 국민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만을 생각하며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은 민주적 공당이 아니라 이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으로 변모됐다"고 덧붙였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이재명 대표는 '세대교체'를 위해 겪어야 하는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와 새로운 기회가 있어야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가지들은 부딪힐 수 있지만 우리는 거대한 나무의 한 부분이고 의견이 다른 부분들은 최대한 노력해 대화하고 소통해 원만히 수습하겠다"며 "우리는 명문 정당이고 윤석열 정권을 심판한다는 선거의 의미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