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표 나올라"···與, '쌍특검 재표결' 부담에 '방탄 공천' 계속
與 '공개 컷오프' 전무···현역 경선 기회 보장 기조도 29일 쌍특검 재표결 불발···이탈표 단속 변수 부상
2025-02-2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현역 의원에 대한 공개적인 공천 배제(컷오프) 없이 최소한 경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두고 '방탄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컷오프당한 의원이 '쌍특검 재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질 수 있어 이를 의식한 공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총선 지역구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교체지수를 산출해 권역별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 최소 7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컷오프 대상에 올랐다'고 공개적으로 손을 든 의원은 없다.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이 컷오프 대상이었을 것이라는 추측 정도만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들의 자리를 최대한 보전해 주는 기조의 공천 작업을 이어갔다. 권성동(강원 강릉)·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배현진(서울 송파을)·정진석(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등 친윤석열(친윤)계 의원 다수가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날 전봉민(부산 수영구)·조수진(비례) 의원 등이 탈락하긴 했지만, 단수공천자 명단에 오르지 못한 현역 의원 대부분은 최소한 경선 기회를 보장받았다. 이에 대해 정가에선 "국민의힘이 쌍특검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을 최대한 배려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쌍특검법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법의 약칭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왔다. 대통령 거부권에 막혀 국회로 돌아온 법안을 다시 처리하려면 국회 재적의원(297명)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198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쌍특검이 국회 문턱을 넘을 당시 181표의 가결표가 던져진 것을 감안할 때 단순 계산으로 여당에서 17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쌍특검 재의결이 가능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쌍특검이 통과돼 총선 직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다면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여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지겠지만, 공천 시즌과 맞물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쇄신을 명분으로 현역 의원을 섣불리 컷오프 할 시 내부 반발을 부를 수 있고, 이들이 쌍특검 재표결에서 찬성표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이탈표를 의식해 공천 과정에서 현역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대통령실 출신 말고는 정치 신인이 말라버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의 이 같은 '현역 위주' 공천 작업은 더 이상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29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쌍특검 재표결을 더불어민주당이 미루기로 하면서 여당은 쌍특검 재표결 전에 현역 등을 대상으로 한 컷오프 결과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 됐다. 향후 쌍특검 이탈표를 어떻게 단속할지가 여당으로선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영남 지역구 9곳과 서울 서초을·강남 3개 지역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해당 지역구에서 현역 다수가 컷오프될 시 여당의 '공천 갈등'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