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이삭 줍기' 경쟁…총선 앞두고 본격 '세불리기'

개혁신당·새로운미래, 공천 탈락 현역 영입전 선거 보조금 및 지역구 출마 의원 확보 용이

2024-02-28     염재인 기자
개혁신당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제3지대가 야당의 공천 잡음으로 이탈한 인사들에 대한 영입에 돌입하며 세불리기에 나섰다. 개혁신당은 '현역 의원 하위 평가'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 등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미래는 비명(비이재명)계 등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을 영입할 경우 지역구 출마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5명 이상 시 거액의 선거 보조금을 챙길 수 있는 만큼 제3지대의 영입 전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중진인 설훈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미래 입당과 관련해 "(고민)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입당을 할지 무소속으로 출마할지 등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현역 평가 '하위 10%'를 받은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이중 공천 결과에 반발하는 의원들 다수가 이탈하고 있다. 현재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를 받은 김 국회부의장과 서울 동작을이 전략지역구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수진 의원 등이 탈당했다. 

이중 박영순 의원은 탈당 후 새로운미래를 선택했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 의원은 지난 27일 민주당 탈당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이재명 지도부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상대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비명계라는 이유로 저를 하위 10%라며 사실상 공천 탈락의 표적으로 삼는 결정을 내리고 통보한 바 있다"며 "저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하는 의원들이 늘면서 이들이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새로운미래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다수의 의원이 탈당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 의원에 따르면 유동적이긴 하지만 최소 5명 이상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이탈 인사들 영입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지난 22일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하위 20%에 들어갔고 경선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한 의원을 접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어떤 분은 합류 가능성을 강하게 말씀하신 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미래에 합류해주시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실제 김종민 공동대표는 비명계와 접촉하며 합류를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새로운미래는 박 의원의 합류로 김 공동대표와 함께 현역 의원 2명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추가로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을 포섭한다면 녹색정의당(의원수 6명)과 기호 3번을 놓고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도 김 부의장 등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1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양당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형태의 공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낙천 이유가 불합리한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개혁신당의 경우 탈당 인사 영입에 나서면서도 상대적으로 신중한 모습이다. 앞서 새로운미래와 합당과 번복 과정에서 번진 내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전권을 부여한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거대 양당의 공천 탈락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영입은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김 위원장의 기본 입장은 여야 탈당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되, 당 정체성에 맞는 청년이나 신선한 인물을 발굴하자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거대 양당의 텃밭인 영남권과 호남권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이탈 인사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모두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인 이상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인지도 있는 현역 의원 확보는 중요하다. 여기에 현역 의원 5명 이상이 될 경우 최소 20억원 이상의 선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총선 전까지 제3지대의 인재 영입전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