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재계 新혼맥 집중해부 ③LG家

재력간 ‘거미줄 혼맥’의 최고봉

2009-10-23     류세나 기자

창업주의 자녀-형제들 계열분리 통해 ‘거대 가계도’ 형성
‘로열 패밀리’간 혼사로 재계 안팎서 거대 파워 일궈내

재계 인사 불문 사돈 맺어…넓은 인맥 자랑
정략결혼이 대부분…연애결혼은 손에 꼽힐 정도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한동안 대한민국에 ‘꽃남’ 열풍을 몰고 왔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의 신화그룹 후계자 구준표와 서민 금잔디의 사랑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그려낸 국내 최고 재벌 강산그룹 상속녀 강혜나와 전직 ‘제비’(?) 출신 집사와의 애틋한 사랑은 정말로 존재할 수 있을까. 이처럼 ‘재벌家의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연이어 전파를 타게 되면서 현실 속 재벌들의 ‘혼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3,4세 젊은 경영인들의 경영행보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혼맥관계가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그룹들의 드라마틱한 ‘그들만의 로맨스’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철옹성처럼 엮인 재벌家의 혈연관계를 집중해부해 본다.

국내 3대 재벌로 손꼽히는 LG家는 상류층 혼맥의 ‘핵’으로도 유명하다. LG그룹 창업 일가는 1957년 삼성그룹과의 혼사로 ‘재벌간 사돈맺기’의 효시 역할을 했고, 이어 현대, 대림, 두산, 한일, 한진, 금호 등의 재벌가와 직접적인 사돈관계를 맺어 나가기 시작했다. 또 LG일가는 실세 정치인들과도 혼사를 맺어 상류층 ‘혼맥’의 큰 줄기가 됐다.

창업주의 6남4녀…방대한 혼맥

1931년 7월 경남 진주시에 위치한 ‘구인회 상점’으로 시작, 재계 1위 자리까지 올랐던 LG그룹은 2005년 3월 전까지만 해도 ‘LG家’라는 커다란 울타리로 묶여 거대한 재계 파워를 자랑해 왔다. 그러나 이후 형제, 사돈기업인 LS와 GS그룹이 차례로 계열분리를 선언하면서 재계 서열이 다소 떨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1907년 경남 진양군 지수면 승산마을에서 태어난 故구인회 창업주는 14살 되던 해에 담 하나 사이의 이웃인 허만식씨의 장녀 을수씨와 혼인해 6남4녀를 뒀다.

창업주의 1남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고향인 승산마을과 가까운 대곡면 단목리의 대지주 하순봉씨의 장녀 정임씨와 혼례를 올리고 4남2녀를 낳았다.

구 명예회장의 1남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김태동 전 보사부장관의 딸 영식씨와 결혼해 두 명의 딸만 낳았다. 가문의 종손이었던 구 회장이 아들을 얻지 못하자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바로 손아래 동생인 2남 본능씨와 차경숙씨의 사이에서 얻은 외아들 구광모 LG전자 과장을 양자로 들였다. 광모씨는 지난달 29일 중소 식품업체인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인 효정씨와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의 장녀 훤미씨는 김용관 전 대한보증보험 사장의 4남 화중씨와 결혼했다. 훤미씨의 외동딸 선혜씨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1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과 결혼했다.

3남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은 사업가 김광일씨의 딸 은미씨와 결혼해 1남1녀를 낳았다.

차녀 미정씨는 대한펄프 창업주인 故최화식 회장의 아들인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과 결혼했다. 4남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은 조경아씨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창업주의 2남인 자승씨는 홍재선씨의 딸 승해씨와 결혼해 3남1녀를 뒀다. 승해씨는 훗날 전경련 회장과 쌍용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자승씨의 세 아들들은 본준, 본순, 본진씨는 모두 LG상사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구인회 창업주인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 숙희씨와 결혼해 1남3녀를 뒀다. 4남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은 국방부 차관을 지낸 이흥배씨의 딸 의숙씨와 결혼해 2남2녀를 뒀다. 5남 구자일 일양화확 회장은 일찌감치 LG에서 독립했으며, 사업가 김진수씨의 딸 청자씨와 결혼했다.

창업주의 2녀 자혜씨는 이규덕 대림산업 창업주의 막내인 이재인 아시안스타 회장에게 시집갔다. 3녀 자영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이보형씨의 아들 재원씨와 결혼했으며, 4녀 순자씨는 류헌영 전 대전지법원장의 아들이자 서울지검 검사였던 지민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6남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은 조필대 이화여대 교수의 딸 아란씨와 결혼했다.

형제들 혼사도 ‘상류층 혼맥의 핵’

LG家의 혼맥이 늘 주목받는 이유는 구인회 창업주 형제들의 혼사도 구 창업주의 자녀와 또 그의 자손들 못지않게 화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3년 LS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한 셋째, 넷째, 다섯째 동생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명예회장들의 혼맥관계는 눈여겨볼만한다.

셋째동생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최무 여사와 결혼해 4남2녀를 뒀다. 1녀 근희씨는 이계순 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 준범씨와 결혼했고, 1남 구자홍 LS그룹회장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순혜씨와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차남 구자엽 LS산전 부회장은 김태향 여사 사이에서 1남2녀를 뒀으며, 장녀 은희씨는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인선 비엔지스틸 사장과 결혼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3남 구자명 LS니꼬동제련 부회장은 경희대 조영식 이사장의 딸 미연씨와 결혼했다. 4남 구자철 한성 회장은 LG상사에서 잠시 일을 하다 일찍부터 독립경영에 나섰다.

창업주의 넷째동생 구평회 E1 명예회장 금릉원예조합 문흥린 이사장의 딸 문남씨와 결혼해 3남1녀를 뒀다. 1남 구자열 LS전선 회장은 청와대 경호실차장을 역임한 이재전 장군의 딸 현주씨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2남인 구자용 E1 부회장은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의 딸 현주씨와 결혼했다. 3남 구자균 LS산전 사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 텍사스주립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창업주의 다섯째동생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은 유한선 여사와의 사이에서 1남3녀를 뒀으며 장녀 은정씨는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 중민씨와 결혼했다. 1남 구자은 LS전선 전무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 인영씨와 결혼했다.

동업자이자 사돈관계인 GS그룹

LG家의 형제기업인 LS그룹과 마찬가지로 사돈이자 동업관계인 GS그룹의 혼사도 LG일가의 혼맥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GS그룹의 가계도 가장 윗부분에는 구인회 창업주의 장인인 허만식씨의 6촌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가 자리 잡고 있다. 허 창업주는 부인 하위정 여사와의 사이에서 8명의 아들을 뒀다.

허 창업주의 1남 故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이병철 삼성창업주와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창업하기도 했다. 현재 삼양통상은 명예회장의 1남인 허남각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허 명예회장의 장녀 영자씨는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3남매를 뒀다.

2남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김선집 전 동양물산 회장의 딸 자경씨와 결혼해 슬하에 2남1녀를 뒀다. 3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딸 영자씨와 결혼했다. 영자씨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부인 김영명 여사의 언니이기도 하다.

허 창업주의 2남 허학구 전 LS전선 부사장은 최필선 여사와의 사이에서 1남3녀를 낳았다. 3남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은 허씨 일가의 중심인물로 손꼽힌다. 허 명예회장의 1남 허창수 GS홀딩스 회장은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 주영씨와의 사이에서 1남1녀를 뒀다.

2남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은 부인 한영수 여사와의 사이에서 2남을 뒀다. 허 명예 회장의 3남 허진수 GS칼텍스 사장은 부인 이영아 여사 사이에서 두 명의 아들을 낳았다. 4남 허명수 GS건설 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인 경성씨와의 사이에서 2남을 뒀다. 5남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딸 지원씨와 결혼해 외동딸을 낳았다.

허 창업주의 4남 허신구 전 LG 창업고문은 윤봉식 여사와의 사이에서 2남2녀를 뒀으며, 5남 허완구 승산 회장은 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인 승산마을의 이름을 따 ‘승산’으로 기업명을 바꿨다.

6남 허승효씨는 조명전문업체인 알토 회장을 맡고 있으며, 7남 승표씨는 피플웍스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8남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은 이임룡 태광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경훈씨와 결혼해 2녀를 뒀다.

큰 분쟁 없이 대규모 분가 마무리

LG그룹은 1999년 화재를 시작으로 벤처투자, 아워홈, LS, GS그룹 등을 차례로 분리했다. 보통 재산분배를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나는 게 예사인데 엄격한 유교집안이었던 LG는 큰 잡음 없이 대규모 분가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