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지배구조 손본다… ‘인사 투명성’ 초점

8개 금융지주 등 이달 말까지 ‘지배구조 로드맵’ 제출해야 은행권, 여성·금융 전문가 등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나서

2024-03-03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이달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를 비롯해 인사 투명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달 중순까지 주요 금융그룹에게 해당 로드맵 마련을 요구 중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 등 8개 금융지주사와 국책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에 이달 중순까지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 로드맵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말까지 해당 로드맵을 제출하기로 됐지만 은행권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출 시기를 이달 중순까지 미룬 것.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30개 핵심 원칙을 담은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은행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준에 비춰볼 때 미흡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거수기’란 말을 듣는 이사회가 리스크 관리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고려했다. 해당 모범 관행은 ▲사외이사 지원 전담 조직을 이사회 산하 설치 ▲CEO 상시 후보군을 관리·육성하는 등 CEO 선임과 경영 승계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외이사 후보군의 추천 경로를 다양화하고, 사외이사 선임 시 독립성, 전문성 등 자격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 인사 투명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당국 요구에 따라 최근 은행권은 이사회의 인사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인사 유입을 추진 중이다. 여성, 금융 전문가 등 기존 이사회 인사를 교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여성 교수 2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지난달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박선영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198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2011년에는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2018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2020년부터 현재까지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이은주 후보는 197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과) 졸업 후 스탠포드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를 취득했다.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재임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신임 사외이사 증원은 우리금융 규모에 걸맞은 적정한 이사 숫자를 고려했으며 이사회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이번 이사회 구성 변경으로 전문 분야, 성별 등 다양성이 더욱 확장된 만큼 우리금융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도 금융·경제 전문가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지난달 21일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한 것. 이 후보는 한국은행에 입행해 실무 경험을 쌓고 난 뒤 한국금융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기업부채연구센터장, 기획협력실장, 금융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경제 전문가이자 글로벌 전문성을 갖춘 이 후보가 합류한다면 기존 이사진과 함께 다양성과 전문성이 배가되어 이사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주주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더욱 제고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