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출 날개 단 車·방산, 동남아·중동 시장 '눈독'

현대차그룹, 동남아·사우디아라비아에 공장 준공 한화에어로·KAI, 동남아·중동 전시회 지속 '참가'

2025-03-03     이찬우 기자
KAI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한국의 수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자동차·방산업계가 동남아, 중동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고객인 미국, 유럽을 넘어 아시아 시장까지 점령하겠다는 움직임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방산기업들은 ‘역대 최고’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매출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 26조73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비 각각 14.5%, 56.7%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 730만4000대를 팔아 토요타그룹, 폭스바겐 그룹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하는 등 엄청난 행보를 보였다.

방산업계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76.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KAI(한국항공우주산업)도 지난해 매출 3조8193억원, 영업이익 2475억원, 당기순이익 2218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는 자동차·방산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는데 ‘수출’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한국GM, KG모빌리티도 수출 시장에서 상승세를 기록했고 방산 기업들은 폴란드 등과 대형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에 두 업계는 올해 동남아, 중동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세계 곳곳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수출 활로를 다양화해 위기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제너럴모터스(GM) 인도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연간 13만대 생산 규모 자동차 공장을 인수했다. 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현대차·기아는 인도에서만 약 140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더불어 지난해 현대차는 태국에 동남아시아 단독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기아도 최근 태국 현지 법인을 신설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어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연산 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어 중동 시장 선점도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5억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해 CKD(반제품조립) 공장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외에 KG모빌리티(KGM)도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KG모빌리티는 유럽에 이어 동남아, 중동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KGM은 지난해 3월에 베트남 FUTA(푸타) 그룹의 Kim Long Motors(킴롱모터)와 2024년 연간 1만5000대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총 21만대 KD(현지 조립형 반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국내 방산 기업들도 중동,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방산기업들은 동남아, 중동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 참가해 자사 기술을 선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World Defense Show’에 참가해 항공 분야의 핵심부품을 비롯한 ‘육·해·공’ 솔루션을 전시했다.

한화는 ‘비전 2030’의 핵심 어젠다로 자주국방을 내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과 중장기 협력을 추진했다.

이어 KAI도 ‘World Defense Show(WDS)’에 참가했다. KAI는 전시회에서 KF·21, FA·50, LAH, 수리온 등 주력기종과 다목적 수송기(MC·X), 미래비행체(AAV)와 같은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차세대중형 및 초소형 SAR 위성 등 K·스페이스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신규 사업기회 발굴을 모색했다.

이어 KAI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열린 ‘가포르 에어쇼’에 참가해 동남아 시장 항공기 수출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