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이례적 주주친화 행보…속내는?

실적 개선세‧K푸드 열풍에…주주친화정책 및 기업 가치 제고 고삐 배당성향 여전히 코스피 평균 하회…롯데웰푸드, 43.23% 가장 높아

2025-03-03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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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배당이 짜기로 알려진 국내 식품업계가 최근 주주 배당금 증액에 나서 눈길을 끈다.

실적 개선세와 K푸드 열풍으로 높아진 위상에 발맞춰, 주주 친화적 이미지 및 기업 가치 제고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해외 사업을 늘리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지지 않게 주주환원정책을 선진화하는 과정이란 해석도 나온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금을 올린 기업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동원F&B, CJ프레시웨이, 오리온 등 5곳 중 가장 배당금을 많이 늘린 곳은 롯데웰푸드다. 롯데웰푸드는 호실적에 기반해, 주당배당금을 직전 결산 배당금보다 30%(700원) 늘린 30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2.4%로 배당금 총액은 265억2380만원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8% 성장한 17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구조 개선과 인도 지역 등 글로벌 사업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당성향도 롯데웰푸드가 가장 높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이다. 쉽게 말해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기업이 벌어들이는 소득에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의 비율이 크단 뜻이다. 롯데웰푸드의 배당성향은 43.23%로, 코스피 평균인 35%대를 웃돈다. 식품업계 ‘매출 3조 클럽’ 회원 신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롯데칠성음료와 CJ프레시웨이는 1주당 배당금을 각각 100원씩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주당 3300원에서 3400원으로 3%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기존 350원에서 450원으로 29% 늘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2247억원으로 13.5%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5.5% 역성장한 210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연 매출이 1조원에 가까운 필리핀펩시(PCPPI)를 인수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함에 따라 필리핀펩시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난해 4분기부터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매출이 급증했으나 일회성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 3조742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매출은 11.9%, 영업이익은 1.4% 성장세를 보였다. 식자재 유통 고객 수 확대와 단체급식 사업 호조가 실적을 견인하고, IT 인프라 확장, 물류 효율화 등이 주효했다. 동원그룹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지난달 진행된 이사회에서 1주당 배당금을 11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배당금을 집행한 데 이어 배당금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며 배당성향은 연결 기준으로 13.4%에서 14.6%로 확대됐다. 지난 1월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1 규모인 자사주 1046만770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 나섰다. 식품 사업 부문 계열사인 동원F&B도 같은 날 열린 이사회에서 주당 배당금을 700원에서 800원으로 늘려 주주환원 정책에 동참했다. 수개분기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오리온은 주주가치 증대 차원에서 주당 배당금을 기존 950원에서 1250원으로 31.6% 늘리기로 결정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4923억원, 매출액 2조9124억 원을 기록했다. 세전이익은 6.8% 성장한 52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률은 16.9%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7%p 상승했다. 다만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단 지적이 따른다. 롯데웰푸드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기업은 모두 코스피 평균치를 밑돈다. 이번에 배당을 늘린 식품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낮은 기업은 CJ프레시웨이다. CJ프레시웨이의 배당성향은 8.46%에 머물렀다. 롯데칠성음료 26%, 동원산업 14.6%, 오리온은 9.57% 순이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식품업계 영업이익률 평균치는 4~5%대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이 타 산업군 대비 현저히 낮다”며 “그럼에도 불구, 최근 해외사업 호조, 비용 효율화를 통한 판관비 절감 등을 통해 다진 내실에 기반해,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