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사라진 주식시장 ‘춘래불사춘’

'밸류업 동상이몽' 外人 사고, 개미 팔고 매수·매도 규모 모두 月 기준 '역대 최대'

2025-03-03     이광표 기자
지난달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외국인과 개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2월 들어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은 가속화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9일까지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은 7조8086억원으로 월별 기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래 가장 컸다. 이로써 2013년 9월 기록한 직전 최대 순매수액인 7조6361억원을 뛰어넘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5일, 21일 등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 기간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 중 절반이 자동차·금융지주 등 저PBR 종목이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1조706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으며 SK하이닉스(1조1450억원), 삼성물산(532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5040억원), 기아(487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업, 운수장비 등 대표 저PBR 업종에 대해 매수세를 유지하면서 아직까지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모멘텀을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달 개인은 8조3938억원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월간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최대 월간 순매도액은 지난해 12월 기록한 7조5782억원이었다. 개인은 이달 저PBR 종목을 대거 순매도해 외국인과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한달 간 개인은 현대차를 2조20130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다. 뒤이어 SK하이닉스(6350억원), 기아(5380억원), 삼성물산(530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가 3월로 접어든 가운데 저PBR 장세의 불씨는 유효하지만 투자 열기는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저PBR종목을 사들이면서 관련 주가가 최근 많이 상승했으나, 다음달 이후에는 정책 모멘텀이 약해질 것으로 보여 이달만큼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2차 세미나 전까지 정책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단기적으로 저PBR 장세에서 소외된 중소형주 간 순환매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기존 저PBR주에 대한 비중 조절일 뿐 외국인이 집중 매수하는 대형주의 하단은 지지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