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출신' 선전은 없었다…與 '친윤·중진' 대거 공천 확정

장관 출신 9명 중 6명, 본선 진출 영입인재들 경선서 연거푸 고배

2025-03-03     이설아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 후보자 명단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당초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던 '용산 공천'은 대통령실 출신 중 상당수가 낙천하며 힘이 빠졌다. 반면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공천장을 따냄으로서 대다수 '친윤(친윤석열)'들이 무난하게 국회에 재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기준으로 총 254개 지역구 가운데 약 200곳의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중 3선 이상 중진은 23명이다. 전체 국민의힘 중진이 31명인 것을 고려하면 무려 74%가 공천장을 따낸 것이다. 나머지는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이거나 공천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유일하게 공천에 탈락한 것은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김영선 의원 뿐이다. 이외에도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 외에 눈에 띄는 '친윤' 중진 중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5선의 정진석 의원과 3선 권성동 의원, 재선 정점식·윤한홍 의원 등 소위 '친윤' 의원들은 모두 단수공천을 받았다. 김기현 전 대표를 비롯한 이른바 '김기현 지도부' 출신들도 무난하게 공천장을 받았다. 4선의 김 전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나, 울산 남구을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러 승리함으로써 사실상 5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박대출 전 정책위의장, 박수영 전 여의도연구원장, 이철규 전 사무총장, 배현진 전 조직부청장 등도 모두 단수공천을 받았다. 현역·중진들의 약진 속에 전직 의원들도 속속 본선에 진출하고 있다. 서울 동작을의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천 계양을에서 이른바 '명룡대전'을 벌일 원희룡 전 의원은 전략공천을 받았다. 부산 연제의 김희정 전 의원, 대구 달서병의 권영진 전 의원 등은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은 의정평가 하위에 해당한 의원들을 '컷오프(공천 배제)' 하는 대신 수도권 험지나 박빙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보낸다는 방침다. 이에 따라 '인적 쇄신'이 없다는 비판도 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21대 총선 참패로 당세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이기는 공천'을 위해 역량을 이미 갖춘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략 자원'으로 인정 받는 장관 출신 인사들도 본선행이 순조롭다. 총선에 출마 의사를 밝힌 9명의 장관 출신 중 5명은 단수·전략 공천을 받았다. 현재까지 단수 또는 전략 공천을 받은 장관 출신은 권영세(서울 용산), 원희룡(인천 계양을), 방문규(경기 수원병), 추경호(대구 달성), 박진(서울 서대문을) 전 장관 등이다. 조승환(부산 중·영도) 전 장관은 경선에서 승리했고, 이영(서울 중·성동을), 정황근(충남 천안을) 전 장관은 경선을 진행 중이다. 반면 박민식(서울 영등포을) 전 장관은 '경선 포기'를 선언해 당에서 '지역구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관 또는 용산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경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는 경우가 많다. 충북 청주청원에서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은 김수민 전 의원에게 패했고, 전지현 전 행정관은 경기 구리에서 나태근 전 당협위원장에게, 김보현 전 선임행정관은 경기 김포갑에서 박진호 전 당협위원장에게 각각 패했다. 김학도 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충북 청주흥덕에서 경선 패배했다. 대통령실 출신 총선 출마자 36명 가운데 9명(강승규·김은혜·신재경·이승환·이원모·장성민·전희경·조지연·주진우)만이 공천을 확정받고 8명은 컷오프, 나머지는 경선에서 패배했거나 경선이 진행 중이다. 영입인사들도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이후 총 46명의 인사를 영입했다. 그러면서 영입인재들에 대한 '전략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며 우선적으로 지역 공천을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중 실제 지역구 공천을 받은 것은 12명으로, 일부는 경선에서 컷오프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영입인재들에 대한 비례번호 부여 검토 등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