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리스크' 벗은 輿···뒤늦은 '현역 물갈이' 고심

'쌍특검 재표결' 눈치에 與 현역 물갈이 '지지부진' 남은 공천 30여곳 불과···'텃밭' 물갈이 성사 주목

2024-03-04     이태훈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재표결이 부결되면서 한숨 돌린 국민의힘이 시선을 막바지 공천 작업으로 돌리고 있다. 여당은 쌍특검법 재표결 국면에서 현역 의원의 이탈표를 막기 위해 공천 탈락(컷오프)을 최대한 미뤄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는 이 같은 공천상 불안요소가 사라진 상태다. 다만 다수 현역이 최소한 경선 기회를 부여받은 상황에서 향후 얼마나 큰 폭의 '현역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254개 지역구 중 197곳에서 후보를 확정했고, 25개 지역은 경선을 진행 중이다. 경선이나 단수·우선 추천 등 공천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지역구는 32곳에 불과하다. 사실상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선 것이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공천은 '현역 강세' 기조가 뚜렷하다. 전봉민(부산 수영)·김용판(대구 달서병)·이주환(부산 연제) 등 일부 현역이 경선에서 원외 인사들에 덜미를 잡히긴 했지만, 현역들이 최소 경선을 보장받고 승리해 본선 후보로 나서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이 같은 국민의힘 공천 기조에는 '쌍특검법 재표결' 국면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2월 임시국회 내에서 쌍특검법 재표결 시점은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에 달려있었다. 국민의힘은 재표결 전 현역 다수를 컷오프 할 경우 불만을 가진 이들이 재표결에서 찬성표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여당이 최대한 '현역 컷오프'를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지난달 29일 쌍특검법을 최종 부결시킨 국민의힘은 총선 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아울러 현역 의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지도부가 '현역 물갈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더해졌다. 지난 2일 김영선(5선·경남 창원의창) 의원을 컷오프 한 것이 현역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았다. 김 의원의 컷오프는 국민의힘 공천 작업에서 나온 첫 '비(非)경선 현역 컷오프'였다. 다만 여당이 지금부터 전방위적 현역 물갈이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최종 물갈이 수준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미 상당수 지역의 공천이 확정돼 지도부 및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략적으로 정치 신인을 배치할 수 있는 지역구가 30여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당의 텃밭이지만 아직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서울 강남과 영남권 일부에 대한 물갈이는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보수 강세'로 인식되는 지역구 중 아직까지 △서울 서초을 △서울 강남갑 △서울 강남을 △서울 강남병 △대구 동갑 △대구 북갑 △대구 달서갑 △경북 안동예천 △경북 구미을 △부산 서동구 △부산 북을 △울산 남갑 등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 지역구는 여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커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질 경우 "현역 위주의 공천을 한다"는 비판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전망이다. 관련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시스템 공천과 인적 쇄신, 어느 지점에서 균형을 잡을 것인가가 우리 당에 주어진 숙제"라며 "(중진에게) 감점을 주지만 신인들에게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고, 제도적으로 개선할 것이 있으면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