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보수 텃밭' 대구 찾아 "의사 증원 혜택 지방서 누리게 만들겠다"

4일 경북대서 열린 민생토론회 참석 "경북대·영남대 등 전통 명문 의대" "로봇·미래 모빌리티 산업 집중 지원"

2025-03-04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구를 방문해 "정부에서 의사 정원의 증원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대구를 비롯한 지방에서 그 혜택을 더 확실하게 누리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구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연구개발(R&D) 전진기지로 크게 도약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총선을 앞두고 '텃밭'인 대구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 산업 지원을 언급하며 보수층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대학교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가톨릭대 의과 대학은 전통의 명문 의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의료,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을 충분히 늘리고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이수한 지역 인재 정원을 대폭 확대해 지역 인재 중심의 의과대학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국립의과대학과 지역의 의과대학에 대한 시설 투자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토론회에 참석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의대 정원 증원에 맞춰 교원 수와 시설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을 230% 증원해 좋은 의사를 많이 길러내겠다, 정부가 적극 지원해 달라고 하셨다"며 "적극 지원해 드리겠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화답했다. 이어 "경북대 의과대학과 경북대병원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원화 총장은 현재 110명인 경북대 의대 입학생을 140명 늘린 250명으로 교육부에 지원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의 첨단산업 분야의 대폭적인 지원 확대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중심으로 대구의 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리겠다"며 "작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달성군의 국가 로봇 스테이트 필드에 2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또 "대구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기계, 금속, 부품 산업을 토대로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가 대구의 산업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며 "로봇 관련 기업들이 대구에서 편하게 개발과 실증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테스트필드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성알파시티를 국가 디지털 혁신지구로 조성해서 제조업과 디지털의 융합을 이끄는 R&D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8000억원 규모로 건립 예정인 SK 수성알파시티 AI 데이터센터에서 AI 관련 대형 R&D 과제들이 연구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대구를 찾아 경북대 등 지역 대학 의대 증원과 지역 산업에 대한 지원을 동시에 약속한 배경에는 국민 지지 여론이 높은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지역 발전과 연계시켜 보수층 결집을 끌어내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대구와 자신의 인연을 강조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이곳 경북대는 제가 과거에 대구에 근무할 때 저녁에 동료들과 산보를 많이 오던 곳"이라며 "오랜만에 왔지만 매우 반갑고 아주 낯익은 곳"이라고 회고했다. 또 "우리의 정신을 혁명적으로 바꾼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운동도 가까운 청도를 발원지로 해 대구, 경북에서 가장 먼저 깃발을 올렸다"며 "대구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정부는 과감한 지원을 펼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