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팔면 장땡은 옛말" K-산업, MRO 사업으로 '금맥' 캔다

'MRO 시장' 지속적인 성장세 기대돼 조선·방산·항공업계, MRO 확대 집중 안정적인 수익 창출·수출 경쟁력 제고

2025-03-05     이찬우 기자
정기선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산업계가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조선, 방산, 항공업계는 MRO 사업을 '새 먹거리'로 정하고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계는 자사 제품을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후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MR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산 무기·선박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이를 유지보수 해주는 사업도 자연스레 성장하고 있다. 

MRO는 유지보수(Maintenance), 수리(Repair), 정비(Overhaul)의 약자로, 항공기, 선박 등의 정상적인 운항을 위해 필요한 기술적 활동을 의미한다. 자사 제품에 대한 부품 교체, 엔진 오버홀,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애프터 서비스(AS), 사후관리의 일종이다.

국내 산업계가 MRO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추후 시장의 전망이 밝을 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 이외에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25조원이던 글로벌 항공 MRO 시장이 10년 뒤엔 약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항공 MRO 시장의 45.8%를 차지하는 엔진정비 부문이 2033년까지 연평균 4.0% 수준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외에도 운항정비 2.9%, 부품정비 2.1%, 기체정비 1.1% 순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선박 MRO 시장의 미래도 밝다. 시장조사 업체 모도 인텔리전스는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에 대해 지난해 약 75조원 수준에서 2028년 83조원까지 연평균 2%의 성장세를 예상했다.

이러한 시장 성장세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MRO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방산업계는 최근 증가한 수출 증가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MRO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방산 MRO 사업은 전체 무기체계 시장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MRO 시장 성장세에 대비하기 위해 2018년 국내 최초 항공 MRO 전문서비스 법인 KAEMS를 출범시켰다. KAEMS는 국토부로부터 ‘정부지원 항공 MRO사업자’로 선정되며 국가 항공·항공방산 MRO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2022년 폴란드와 계약 체결 이후 현지 업체들과 MRO 사업 업무 협약을 맺는 등 긴밀한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조선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군함, 잠수함 등의 함선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면서 MR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국내 업계 최초로 MRO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기술이전, 근접지원센터 등을 포함한 ‘Total MRO Solution’을 제공하기 위해 해외기업과의 적극적인 기술협력에 나서는 등 함정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를 위한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신청했고, 올 초 야드 실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며 국내 함정 건조 업체 최초로 해외 MRO 사업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항공업계는 MRO 인력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한국항공대 항공기술교육원에 교육생 취업·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현장 수요에 맞는 항공정비사를 공급받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항공업계는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MRO 산업을 뒷받침할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기종별 맞춤형 교육 훈련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