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80~100시간 근무”…의사 이탈사태로 대학병원 교수들 격무
전남대병원 156명·조선대병원 102명 전공의 이탈 정부, 화순전남대병원‧기독병원 등 전공의 근무 현황 파악 중
2024-03-05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전공의 이탈사태에 이어 전임의(펠로)도 상당수 병원을 떠나면서 공백을 메우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5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156명(전날 복지부 점검 기준)이 이탈한 가운데, 신규 전임의(펠로우) 21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의료 공백을 넘어 의료 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대병원은 지난주까지 평시 대비 수술 40% 병실 가동률 50%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임의가 추가 이탈한 4일부터 수술 건수와 병실 가동률이 급감한 파악됐다. 정규 수술은 모두 중단됐고, 응급·중증 환자만 수술을 제한적으로 해 평상시 대비 30% 수준으로 수술 건수가 줄었다. 병실도 퇴원환자는 계속 발생하는 대신 신규 입원 환자를 제한해 병실 가동률도 40%대로 줄었다. 그나마 신규 충원 대상 전임의 중 필수의료과 전임의 일부가 임용 포기를 철회하고 근무를 시작해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102명이 이탈하고, 전달 대비 전임의 12명이 감소한 조선대병원도 사정은 비슷한 상황이다. 전남대병원 한 의료진은 “교수들이 전공의와 전임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밤샘 당직 이후 다음 날에도 진료를 이어가 피로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전공의 이탈 후 교수들이 주 80시간에서 100시간을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전남대·조선대병원에서 최종 이탈 전공의 현황을 파악한 복지부는 이날 화순전남대병원과 기독병원 등에서 전공의 근무 현황을 파악중이다. 특히 전공의 행정·사법 처리 가시화로 교수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은 없는 상태지만, 전공의 처벌이 실제 이뤄지면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빅5 병원(서울아산·서울대·신촌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을 포함한 주요 병원들에서 전공의 복귀 움직임도 미미한 상황이라 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극도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 수술을 평시대비 50% 이상 줄여 운영하고 있는 빅5 병원들은 응급환자마저 가려 받고 있다. 빅5 병원 한 간호사는 “10시간 동안 물 한잔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가는 격무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교수부터 말단 간호사까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이다 보니 슬슬 현장에서 전공의들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