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 4년째 ‘1위’
100.1% 여전히 '세계 최대'… 하락폭은 2위 수준
2024-03-05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세계 24개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나며 ‘세계 최대 가계부채 국가’ 타이틀을 4년째 유지하게 됐다.
5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100.1)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 이어 홍콩(93.3%)·태국(91.6%)·영국(78.5%)·미국(72.8%)이 2∼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난 2020년 이래 거의 4년째 불명예스러운 ‘세계 최대 가계부채 국가’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특히 여전히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돌았다. 1년 전과 비교해 한국 가계부채 비율의 내림 폭(-4.4%p·104.5→100.1%)이 영국(-4.6%p·83.1→78.5%)에 이어 두 번째 큰 것으로 집계됐다. 비율이 정점이었던 2022년 1분기(105.5%)보다는 5.4%p나 낮아졌다. 이 같은 추세로 미뤄 올해 GDP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2.1%)대로 2%를 웃돌고,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1.5∼2.0%) 안에서 관리된다면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중 1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한국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20년 3분기(100.5%) 100%를 뚫고 올라간 뒤 약 4년 만에 처음 90%대로 내려오게 된다. 앞서 지난해 8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가면 경제 성장이나 금융안정을 제약할 수 있는 만큼 현재 100% 이상인 이 비율을 90%를 거쳐 점진적으로 80%까지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100% 밑으로 떨어뜨리는 1차 과제가 올해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초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소 안정되면서 ‘가계부채 100% 하회’ 실현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696조371억원으로 지난 1월 말(695조3143억원)보다 722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불었지만 월간 증가폭이 1월(+2조949억원)보다 크게 줄어 지난해 6월(+633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소 수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