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금·성과급 등 과도한 노조 요구에 '한숨'
삼성전자, 전국삼성전자노조와 협의점 도달 실패…본교섭 7회 등 총 9차례 교섭 이달 5일, 8일 두 차례에 걸친 조정 회의 진행…전삼노 트럭 구매 등 단체행동 준비 현대차·기아 올해 특별성과급 미지급에 노조 반발…주말·휴일 특근 거부 등 입장 표명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재계 주요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성과급 등 과도한 요구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조 단위의 활동뿐만 아니라, 일부 직원들은 사비를 털어 트럭시위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노사 불협화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통상임금과 관련해서는 최근 노조의 승소 판례까지 늘고 있어 사측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삼성전자의 대표 교섭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사측은 지난달 29일 7차 본 교섭을 진행했으나 협의에 실패했다.
교섭에서 사측은 장기근속휴가 개선, 배우자 종합검진, 난임휴가 확대 등 5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원하는 안이 단하나도 없었다며 조정 회의 진행을 결정했다. 이날(5일)과 오는 8일 두 차례의 조정 회의가 진행된다.
특히 전삼노는 지난달 20일 6차 본교섭 진행 후 24년 임금교섭 결렬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으로 7차 교섭이 열리게 됐지만 여기에서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며 양측은 조정 회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삼노는 단체행동을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위를 위해 150인치 전광판이 설치된 트럭과 좌우 측 2곳에 120인치 전광판이 설치된 트럭을 구매했다.
노조가 적극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오는 8일 예정된 2차 조정 회의까지 타협점 도달에 실패할 경우 노조의 단체행동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이 성과급을 받지 못한 영향 등으로 전삼노에 가입하는 직원들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9000여명 규모였던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1만7000여명 수준으로 증가한 상태다.
여기에 통상임금 소송도 늘어날 조짐을 보인다. 삼성전자 2대 노조인 디바이스경험(DX)노조, 삼성전기 존중노조 등이 소송단 모집에 나선 것이다. 특히 삼성화재 노조의 통상임금 소송 일부 승소, 현대제철의 명절상여금 통상임금 소송 최종 승소 등 통상임금 소송의 노조 승소 판례가 많아지며 조합원들이 지지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사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삼성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최근 특별성과급을 사이에 둔 사측과 노조의 입장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2년 동안 특별성과급을 지급했으나 올해의 경우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사측에 항의성 공문을 발송하고 1일부터 10일까지 예정된 주말·휴일 특근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사 역시 임금 협상 관련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노조가 사측의 추가 교섭 요청이 없을 경우 '3월 총파업'까지 예고하는 등 파업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큰 폭으로 축소된 성과급으로 불만이 커진 직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700여명이 익명 모금을 통해 트럭 한 대를 대여했고,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트럭시위에 나섰다.
트럭에는 '피와 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문구를 적었다. 오는 6~8일 서울 코엑스에서 예정된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행사인 ‘인터배터리 2024’ 행사장 주변에서도 트럭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또 한화큐셀 직원들 역시 성과급에 대한 불만 표출을 위한 트럭시위에 나섰다. 해당 트럭의 전광판에는 '성과급 지급방식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한다'는 문구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