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다시 3%대…과일값 41% 폭등 "32년 만에 최대"

통계청, 2월 소비자 물가 동향 발표 사과·귤 급등세 지속…석유류 하락폭 5.0%→1.5% 축소 정부 "농수산물 할인 600억 투입…2%대 물가 안착 총력"

2025-03-06     조현정 기자
2월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2월 소비자 물가 상승폭이 한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특히 사과·귤 등 과일 가격이 41%로 폭등해 3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과일값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국제 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4월까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규모인 600억원을 투입, 과일 체감 가격을 40~50% 낮춘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전월(2.8%)보다 0.3%포인트(p) 높은 수치다. 새해 첫 달 2%대로 떨어지며 둔화세를 보였던 소비자 물가 상승폭이 한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이는 떨어질 줄 모르는 과일값이 물가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2.4%로 저점을 찍은 이후 8월 3.4%로 반등한 뒤 9월 3.7%, 10월 3.8%로 오름세를 보였다. 11월 3.3%, 12월 3.2%, 올해 1월 2.8%대로 내림세를 보였다. 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에는 과일 중심으로 농산물 물가가 크게 오르고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축소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선 과실은 41.2% 오르면서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71.0% 올랐다. 귤도 사과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78.1% 뛰었다. 신선 채소는 12.3% 올랐다. 지난해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물가의 하락폭도 전월(-5.0%) 대비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1월 -0.21%p에서 -0.06%p로 줄면서 상대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 물가지수는 3.7%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지수는 2.5%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서비스 물가는 2.5% 오르며 전월(2.6%)보다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다. 공공 서비스 물가도 2.0% 올랐지만, 전월(2.2%)보다는 상승폭이 줄었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3.4% 올랐다. 외식 물가도 3.8% 올랐으나, 상승폭은 2021년 10월(3.4%) 이후 28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수입 과일 신속 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 장관회의에서 3~4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대해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원을 투입해 사과·배 등 주요 먹거리 체감 가격을 최대 40~5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오렌지·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하고, 수입 과일 3종(만다린·두리안·파인애플 주스)에 추가 관세 인하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비상 수급 안정 대책반도 즉시 가동해 품목별 동향을 일일 모니터링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석유류·서비스 물가와 관련해서도 현장 점검을 강화, 물가 안정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석유류 불법·편승 인상이 없도록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단이 매주 전국 주유소를 방문해 가격을 점검하고 있다"며 "학원비의 경우 지자체별 교습비 조정 기준을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