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 우선주의에 '韓반도체 주도권' 위기감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팀 USA' 꾸려 美 상무장관, 보조금 재원 부족 인정 파문도 美 보조금 추가지원 계획 발표에 업계 촉각

2025-03-06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노골화하면서 K-반도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을 현지로 끌어오는 전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 지급, 빅테크의 자국 파운드리 사용 독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에 천문학적 보조금을 퍼붓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파운드리'에 약 2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도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두 번째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 또 미 정부는 파운드리 재진출에 드라이브를 건 인텔에 최대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첨단 반도체 공정인 1.8나노급 공정의 첫 대형 고객사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영입하기도 했다. 앞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안정적 공급을 위해 인텔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팀 USA'가 이뤄진 것이다. 우리 기업의 보조금이 제한적일 거란 전망도 우려를 키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26일 "국내외 기업들이 600건 넘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요청액의 절반만 받아도 운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미 정부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를 믿고 현지 투자들 강화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로선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 정부 측은 조만간 있을 미 정부의 추가 보조금 지원 발표와 관련해 자신감을 내보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반도체법과 관련해 미국 상무부에서 조만간 발표할 것 같은데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레이얼 브레이너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만나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현지 투자 비용, 기여도 등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병내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도 지난 5일 서울에서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을 만나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데 애로가 없도록 SIA 측이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미 정부는 자국 반도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R&D) 지원금 등 5년간 총 520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보조금 제도를 운영 중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22년 8월 '반도체 지원법'을 발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