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VS 의사단체, 여론전 해외로 확산…세계의사회 의협 지지

의협 “의대 증원 국가 자살”…정부는 “과학적 증원” 세계의사회 회장 “의료계 향한 강압적 조치 중단”

2025-03-06     강소슬 기자
의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의대 증원 정책을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 간 벌여온 여론전이 해외로 확산하고 있다.

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날(5일) 외신들과 만나 의대 정원 찬반 정당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논점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가 무더기로 의료 현장을 이탈한 것에 대한 정당성 여부였다. 의협은 이날 3시 전공의 2명이 참가한 외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이 부당하다고 알렸다. 국회의원 출신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간담회 기조 발언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의사들이 의대 정원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의대 증원의 직격탄을 맞을 분야는 이공계와 산업계로, 급격한 의대 증원 때문에 (이들 분야의) 젊은이들이 의대 입시에 올인함으로써 대한민국 산업계가 망가진다. 이는 국가 자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로 금전적 이득을 얻는 대학 총장에게 증원 규모를 물어보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몇 마리 받을 거냐고 묻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급박한 상황도 아닌데 의대 정원을 갑자기 2000명을 늘리려는 건 한 달 뒤 총선에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포퓰리즘 정책에 대해 의사가 경고해도 정부도, 정치권도, 언론도, 국민도 모두 듣지 않는다”며 “언론은 마녀사냥 하듯이 개별 환자들의 감성적인 안타까운 사연들을 매일 실으면서 의사들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의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이어오고 있다”고 알렸다. 동맹휴학에 나선 국내 의대생들은 해외 학생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고, 세계의사회(WMA) 회장은 한국 정부가 의사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의협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의협은 세계의사회의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이 전 세계 의사들의 지지와 연대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알코드마니 회장은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 사직을 두고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을 포함한 우리 동료들은 민주적 법규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들의 권리를 평화롭게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적 사유의 사직을 저지하고 학교 입학 조건을 규제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는 잠재적 인권 침해이고, 대한민국에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런 조치를 재고하고,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글로벌 뉴스통신사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의사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한국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모든 한국 국민은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는다”면서 “정당한 사유 없는 집단 사직서 제출은 현행 의료법과 형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헌법상 보장된 자유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 사직서 수리 제한 등 행정명령은 집단 사직 등으로 명백히 초래될 국민 보건 위해를 방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의사 증원이 비과학적이라는 WMA의 지적에 대해서는 “의대 정원 확대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계 등 사회 각계와 논의하고, 40개 의대의 수요 조사를 기반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는 이런 논리 등을 담은 자료를 이날 외신 기자들에게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