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격 美 금리인하 기대에 고공행진

KRX금, 사상 첫 9만원 돌파...6거래일 연속 ↑ “중동 불확실성 확대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2024-03-06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한국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금 가격도 30여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미국의 6월 금리 인하론이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금 가격은 9만810원에 종가를 형성하며 전 거래일보다 1.99%(1770원) 올랐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13만7157g, 124억237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금가격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2014년 3월 KRX 금시장 개장 이후 가장 많이 뛰었다. 6일에도 오전 10시 11분 현재 전거래일 보다 480원 오른 9만129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 금가격도 금 선물 상품이 만들어진 1974년 이후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올해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0.70달러(1.46%) 급등한 온스당 212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금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올해 결국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으면서 귀금속 시장의 불확실성을 다소 걷어낸 것으로 관측된다.

금 관련 ETF 상품도 강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5% 가량 오르며 5일 1만2960원에 장을 끝냈다. 이 상품은 지난 1달간 개인투자자가 4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1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점 등이 금값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더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산재한 가운데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점도 일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반에크 골드 마이너스 ETF(GDX)는 4일(현지시간) 3.8%가량 오르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 전문가는 귀금속 시장이 기술적 강세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펠더 리포트의 창업자인 제스 펠더는 “금 가격이 강세론적인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며 “그간 위쪽으로 튀어 오르기를 대기하던 금 가격이 저항선을 뚫었고, 기술적으로 매우 좋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