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막바지 '내홍' 격화···홍석준 '반발'·홍영표 '탈당'
與, 컷오프 '현역 의원' 중심으로 이의 제기 野, 비명계 공천 탈락자들 탈당에 '계파 갈등'
2025-03-0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후보 공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각각 내부 반발이 거세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며 이의 제기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비명(비이재명)계 반발이 계파 갈등으로 확산, 탈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시스템 공천'을 내세우며 진화에 나섰지만, 설득하는 데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대구 달서갑에서 컷오프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공천관리위원회의 5일 달서구갑 지역선거구 유영하 변호사 단수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관위의 부당한 의결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당 공관위는 전날 홍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단수공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구 현역인 홍 의원은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는 "지금까지 잘해온 '공정한 시스템 공천' 대원칙이 깨졌다"며 "달서구갑 지역선거구 유영하 후보 단수 추천 의결이 큰 오점으로 작용해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려 제22대 총선의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공관위와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저의 진심을 헤아려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유경준 의원도 공관위가 전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병에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를 후보로 확정하자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관위에서 보낸 이의 신청서를 공개하며 "재심사를 청구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시스템 공천'을 자부했던 공천관리위원회가 정량적 지표에 근거하지 않은 의사결정을 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이 밖에 이채익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갑이 '국민추천제' 적용 지역으로 결정, 사실상 컷오프되자 탈당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공천 탈락이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친문(친문재인)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다"며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언급했다. 홍 의원은 앞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고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는 "부당한 공천, 막다른 길 앞에서 더 이상 제가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와 이재명 대표 지키기에 매몰된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진짜 민주 정당이 필요하다.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시 담겠다"며 연대를 통한 세력 확장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비명(비이재명)계 설훈 의원과 '민주연대'를 출범한 뒤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연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민주연대 출범 시기에 대해서는 이르면 다음주 초까지 진로 등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당 공천 배제에 탈당이 예상됐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4일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민주당 잔류를 택했다. 앞서 그는 서울 중·성동갑에 자신을 컷오프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당에 요구한 바 있다. 당이 사실상 컷오프 방침을 고수하자 이 공동대표와 회동하며 탈당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친문 핵심인 임 전 실장이 당 결정을 수용하면서 비명계의 이탈 동력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박용진·윤영찬·이수진 등 비명계 의원 등 공천 결과가 남아있는 만큼 공천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