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일 광폭 행보···'공천 파동' 뚫고 본격 공세
종로·영등포 이어 양천 찾아···7일 양평 방문 '공천 파동' 진정세에 대여 '공세 모드' 전환
2025-03-0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강타한 '공천 파동'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자 이재명 대표의 행동반경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 서울 종로와 영등포를 방문한 데 이어 6일 양천을 방문해 총선 지원 유세를 벌였다. 여당의 맹공을 받던 이 대표는 한껏 날을 세운 발언으로 총선 앞 본격적인 대여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양천구 예술인회관과 목동깨비시장을 찾아 양천갑 지역구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황희 의원을 지원 사격했다. 이 대표는 시장 연설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2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느냐"며 "(대통령이) 자기 부인 수사를 안 받게 막느라고 아무것도 못 하고, 야당 탄압하느라고 검경 동원해서 직권 남용하고, 국민 삶은 아무 관심이 없어서 '죽든 살든 그건 자유다' 이런 헛소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의 '광폭 현장 행보'는 최근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종로, 다음 날에는 영등포를 방문하더니 이날은 양천을 찾는 등 3일 연속 현장 일정을 가졌다. 이 대표는 7일에도 경기 양평을 찾아 '대통령 처가 땅 특혜 의혹' 등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 배경에는 당을 강타한 '공천 파동'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시선이다. 민주당은 최근 공천 배제(컷오프)된 의원들을 중심으로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은 손쉽게 공천받고, 비명계 의원들은 컷오프시킨다"는 주장이 나오며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이는 아직 진행형이다. 다만 친문계 핵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컷오프를 당했음에도 당 잔류를 선택하면서 공천 파동은 잦아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당(分黨)'까지 걱정해야 했던 이 대표는 한숨 돌렸고, 본격적으로 외부 일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아직 해소되지 않은 공천 갈등에 대한 관심을 밖으로 돌리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한 이 대표의 발언 수위도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그동안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은 이재명 사천' 등 자신과 당을 향해 집중포화를 날리던 국민의힘에 크게 대응하지 않았는데, 임 전 실장의 당 잔류를 기점으로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예정 없이 기자들 앞에 서 "여당은 썩은물·입틀막 공천"이라며 '38분' 동안 국민의힘을 향한 작심 비판을 날렸다. 다음날 영등포를 찾은 이 대표는 재차 긴급 기자회견을 현장에서 열고 "윤 대통령이 간담회를 명목으로 사실상 공약이나 다름없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앞장서 불법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발언 순서를 맨 마지막으로 옮겨 10분 넘게 '격정 발언'을 쏟아냈다. 비리 의혹이 있는 김영주·권성동·정우택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모두 공천받은 것을 언급, 민주당은 상대와 달리 투명·공정·새로운 공천을 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총선을 불과 한 달여 남긴 시점에서 이 대표의 현장 행보와 정부·여당을 향한 맹공은 더 잦아질 것이라는 게 정가 시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경험이 많은 이 대표가 현재 시점에 '무엇을 하느냐'가 선거 결과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당 내부적으로도 공천 내홍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는 만큼 모든 방면에서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