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사들, 법치주의 근간 흔들어…법·원칙 따라 엄중 대응"
의료 현장 응급 대응에 예비비 1285억 투입 예정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며 장기간 집단 진료거부 중인 전공의들에 대해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하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스스로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며, 자유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전국의 많은 국민들을 만나면서 의료개혁의 절실함을 피부로 느꼈다. 정부는 물론, 의료계, 종교계, 환자단체, 장애인단체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다"며 의료 공백 사태에 있어 의사 집단의 책임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의사들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 헌법과 법률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해 국가와 의사에게 아주 강한 공적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국가가 의사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불법적 집단행동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 의료행위에 대한 독점적 권한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함께 부여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조치는 의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따른 국가의 책무와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의료 공백에 따른 응급 대응 체계 작동을 위한 1285억원 규모의 예비비 지출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들께 위험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아 대응하겠다"며 "이번 일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의료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예비비는 야간·휴일 비상당직 인건비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또 공보의 등을 민간병원에 파견하고 전공의 공백을 대체하기 위한 의료인력 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의료이용 및 공급체계의 개선을 위한 예산도 새롭게 편성됐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입원·수술에 집중하고 중등증‧경증 환자는 질환 및 증상에 맞춰 일반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자의 병원 이송 수월성을 높이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47개소, 종합병원 100개소 등 진료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우선 실시한다. 일반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전원 환자를 진료하면 총 40억원 규모의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42곳은 중증응급환자와 고난이도 수술 중심으로 운영한다. 경증‧비응급환자는 지역응급의료센터 및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68억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환자의 구급차 이용료 지원에 5억원이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