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아트스페이스, 《접촉contact》 전시 개최
- 신체적 감각과 예술의 미래를 주제로 한 문이삭, 박석원 2인 기획전
2025-03-0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미술공간 교보아트스페이스는 3월 7일부터 조각가 문이삭(1986-)과 박석원(1941-)의 《접촉contact》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문이삭 작가의 흙 조각 9점과 박석원 작가의 나무 조각 4점, 그리고 두 작가가 처음 공개하는 평면 작업 13점도 선보인다.
'우리는 과거로 간다'라는 부제가 붙은 《접촉contact》 전시는, 예술의 미래를 인간의 신체적 감각에서 찾아보려는 기획이다. ‘인간이 접촉으로 느끼는 감각을 돌아보자’라는 기획 의도하에 인간의 신체적 감각이 예술과 접점을 이루는 지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여기서 과거는 현재의 나뿐만이 아니라 수십년, 수백년 전 과거에 살았을 누군가도 느꼈을 인간의 신체적 감각을 과거로 지칭한 것이다.
《접촉contact》 전시의 문이삭 작가 작품은 산에서 직접 흙을 채취해 만든 조각이다. 작가는 ‘북한산, 인왕산, 북악산’ 서울의 산 세 곳을 주기적으로 등반하며 바위를 관찰하고 흙을 채집해 와서, 자신의 그런 신체적 경험에 기반한 조각들을 만든다.
흙을 채집해 와 기괴바위들을 재현한 그 조각들은 추상 조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형태적으로 자유로운데, 이는 작가의 물리적 노동이 예술의 고유한 차원과 밀착된 지점을 보여준다.
1941년생인 박석원 작가의 조각들은 ‘나무’를 재료로 완성된 작품들이다. 해방 전에 태어나 전쟁을 겪은 세대인 박석원 조각가는 돌과 철 등의 강한 재료를 중심으로 작업 해 온 작가이다. ‘나무’라는 재료는 작가에게 있어 비교적 늦게, 말하자면 강한 것들을 다뤄본 이후 만진 순한 재료인데, 작가는 나무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직접 자르고 그렇게 자른 부분들을 맞추며 하나의 정제된 형태를 완성하고자 했다.
쌓으며 비움을 실현한 듯한 박석원의 나무 조각들은 군더더기 없이 나무 본연의 물성과 작가의 신체적 노력만을 보여준다. 즉 두 조각가의 작품 모두 육체를 통과한 ‘신체성’이 예술로 연결되었음을 강하게 인지시킨다.
《접촉contact》 전시는 디지털로 관계성을 만드는 일이 보편화 된 지금 시대에, 아날로그적 신체적 감각으로만 만들어낼 수 있는 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앞으로의 예술은 인간의 신체적 감각과 연결된 것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를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는 오는 4월 30일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 내 위치한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며, 전시 기간 중에는 ‘조각’ 작품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하는 관객들을 위한 참여 이벤트와 연계 미술프로그램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