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넘어 AX로"…IT서비스업계, AI 시장 '정조준'

기업 AI 도입 열풍에 사업 확장 잰걸음…AI 전담 조직·TF 세우고 전문가 영입 자사 서비스에 혁신기술 접목…신사업 발굴·육성 통해 시장 경쟁력 확보 목표

2025-03-07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IT서비스업계가 고객 확장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미래 핵심 키워드로 삼고 체질 개선에 본격 나섰다. 이들은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생성형 AI를 접목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AI 전환(AX)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은 기업용 생성형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무 현장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신사업 활로를 찾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DX는 지난 6일 ‘AI 테크 데이’에서 공장 자율화 시스템 등 자사 산업용 AI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포스코DX는 지난 1월 기존 AI 조직을 확대 개편해 AI 기술센터를 신설했다. 센터는 철강, 이차전지 소재, 물류 등 제조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산업 현장을 자율화·무인화·최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3대 핵심 기능인 인지, 판단, 제어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스마트제조 2.0 시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은 "그동안 서비스형 AI 기술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 산업 현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산업용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실질적 재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AX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더존비즈온도 AI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6일 자사 AI 비서 ‘ONE AI’를 WEHAGO에 접목한 통합 플랫폼을 선보였다. 세무회계사무소용 WEHAGO T, 수임고객용 T edge 등 기업용 플랫폼에 AI가 녹아든 첫 케이스라는 설명이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부터 자동화된 회계 처리, 효율적인 협업 도구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된다. 회사는 Amaranth10·ERP10 등 자사 핵심 솔루션에 AI를 적용한 통합 플랫폼도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LG
업계 ‘빅3’ 삼성SDS와 SK C&C, LG CNS도 AI·클라우드 등 혁신 기술을 앞세우고 신사업 발굴을 위해 내부 정비를 진행 중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를 통해 최초의 30대 임원으로 권영대 상무를 발탁했다. 권 상무는 강화학습을 활용한 조합 최적화 기술을 연구해 세계 최고 권위 AI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에 3년 연속으로 논문을 등재한 생성형 AI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SDS는 권 상무를 사내 신사업 관련 기술 연구 조직 '엑스테라랩(XTerra Lab)'에 배치했다. 생성형 AI 기반 하이퍼오토메이션 전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 CNS는 지난 1월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AI 전문 조직 ‘AI 센터’를 신설하고 국내 생성형 AI 선도기업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AI 센터는 LG CNS의 AI 기술과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현재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생성형 AI 사업을 발굴하는 '생성형 AI 사업단' △차별화된 미래형 고객센터(FCC) 사업을 수행하는 'AI사업담당' △언어·비전·데이터·AI엔지니어링 등 4대 AI 랩(LAB)으로 구성된 'AI연구소'로 구성됐다. LG CNS는 AI 센터를 필두로 생성형 AI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SK C&C는 최근 AI·클라우드·디지털 팩토리·ESG 등 신사업 분야에서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에반젤리스트 TF 그룹'을 꾸리고 사내 인더스트리 및 DX 전문가들을 전진배치한다. 또 글로벌 신규 성장 동력 창출을 진두 지휘하는 '글로벌 사업단'도 신설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그룹 내 IT서비스 기업인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함에 따라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투자를 해야 한다. AI 전환 시대의 게임 체인저가 돼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설립 28년 만에 사명을 롯데이노베이트로 변경키로 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이를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롯데정보통신은 AI와 메타버스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 신사업 범위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